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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검은빛 Sep 12. 2022

육인 병실의 열 두 생명

하얀 천 여섯 침대 위

힘없이 누운 가녀린 팔 위 투명한 긴 관

한 방울

또 한 방울

생명을 지키는 맑은 액체 의지한 힘겨운 숨결


불 꺼진 어두운 병실 희미한 불빛 하나

애처로운 아기 울음 뒤척이는 외로운 영혼

적막을 깨는 기계 소리

건너편 아이 숨결 틔워주고

다시 단잠 청하는 육인실 열두 명의 생명


저소음 벽시계 시간을 재촉하고

먼동이 채 트기 전

저마다 매달린 생명의 액체

살피는 간호사 손길 분주하니

또 하룻밤을 보내고

또 하룻밤을 회복하고

또 하룻밤을 안도한다



2010년 첫 날 한밤중

소아 병실의 아들 곁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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