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서 예술을 찾는 법: 삶에 스며든 순간의 예술

by 콩코드


예술은 멀리 있지 않다. 꼭 미술관이나 공연장을 찾아가야만 예술을 만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아침 출근길에 스쳐 지나간 버스킹의 피아노 선율, 한여름 저녁 공원에서 우연히 마주친 야외 영화, 혹은 지하철 안에서 조용히 펼쳐든 한 권의 책 속에도 예술은 조용히 스며들어 있다.


출근길 지하철에서 들려오는 거리 악사의 기타 소리, 퇴근 후 공원에서 우연히 마주친 야외 상영 영화, 버스 창가에 앉아 조용히 넘기는 몇 장의 에세이. 예술은 반드시 거창할 필요가 없다. 그것은 일상 속에서 조용히, 그러나 분명하게 우리를 스쳐 지나간다. 의도하지 않았던 순간에도, 혹은 마음먹고 찾아 나선 어느 날에도, 우리는 그 속에서 잠시 숨을 고른다.


문제는, 그것을 ‘찾아보려는 눈’과 ‘기꺼이 멈춰줄 마음’에 있다. 우리가 일상을 살아가며 예술을 자주 놓치는 이유는, 그것이 너무 작고 조용하게 다가오기 때문이다. 삶은 늘 바쁘고, 마음은 언제나 한 발 앞서 달리기에, 작은 여백은 쉽게 스쳐 지나간다. 하지만 아주 잠시 걸음을 늦추고 고개를 돌려볼 때, 우리는 익숙한 풍경 속에서 문득 낯선 감동을 마주하게 된다. 그 짧은 떨림의 순간이 바로, 예술이 우리 삶에 문을 여는 시간이다.


예술은 반드시 눈을 의심하게 하거나, 세상을 뒤흔드는 거대한 사건으로만 다가오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그것은 무심한 일상 속에서 피어나는 섬세한 감각과 같다. 누군가의 창문 너머로 흘러나오는 오래된 재즈 음악, 편의점 옆 작은 화단에 놓인 이름 모를 조각상, 비 오는 날 책 위에 톡톡 떨어지는 빗소리까지—그 모든 것이 어느새 나만의 예술이 된다.


‖ 추천 음악

조지 윈스턴 - “Colors/Dance”

바쁜 하루 틈에 스며드는 투명한 피아노 선율. 창문 너머 스쳐가는 바람처럼, 고요한 위로.


이런 일상의 예술을 더 자주 발견하려면, ‘감각을 깨우는 연습’이 필요하다. 예컨대 나는 가끔 음악을 들으며 동네를 걷는다. 익숙했던 거리가 음악 하나로 전혀 다른 풍경이 된다. 어떤 날은 프랑스 샹송을 틀고 카페 골목을 거닐고, 또 어떤 날은 영화 〈Her〉의 OST를 들으며 붉게 물든 하늘을 올려다본다. 음악은 풍경을 바꾸고, 바뀐 풍경은 다시 나를 비춘다. 그렇게 나만의 예술적 순간이 조용히 시작된다.


‖ 추천 영화

『매기스 플랜』 – 삶이 어긋나도 괜찮다고 말해주는 영화

“결국 우린 모두, 서로의 계획에서 벗어나며 살아간다.”

완벽하지 않아도, 예술이 허락하는 유쾌한 여유가 있다.


예술적 취향을 키운다는 건, 결국 자기만의 감각을 믿는다는 뜻이다. 유행하는 전시나 인스타그램 속 명소를 좇기보다, 내가 좋아하는 장면, 익숙한 소리, 마음을 끄는 색을 하나씩 알아가는 일. 그리고 그 조각들을 모아 나만의 감상 일기를 써 내려가는 일이다.


매일이 비슷하게 흘러가더라도, 어떤 순간은 스스로 만들어야 특별해진다. 좋아하는 작가의 신간을 들고 카페 구석 자리에 앉는 일, 오래된 LP를 꺼내 빈티지한 음색으로 방 안을 채우는 일. 누군가에겐 그저 반복되는 일상이겠지만, 또 누군가에겐 삶을 더 깊이 느끼는 방식이 된다. 예술은 그렇게, 스스로에게 건네는 작고 단단한 선물이다.


‖ 추천 책

『걷는 사람, 하정우』 – 하정우

“걷는 것도 연기처럼, 그림처럼, 그냥 나를 표현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 일상이라는 무대를 예술로 바꾸는, 한 사람만의 방식.


예술이 우리에게 주는 가장 큰 선물은 ‘여유’다. 바쁜 일상 속에서도 예술은 우리가 잠시 멈춰 설 수 있는 이유를 만들어준다. 어느 날, 업무에 지쳐 귀가하는 지하철 안에서 노이즈 캔슬링 헤드폰을 끼고 바흐의 ‘G선상의 아리아’를 들으며 눈을 감는다. 음악은 나를 조용히 다른 세계로 이끌고, 그 짧은 순간 동안 마음은 고요히 정돈된다. 그것은 단순한 위안이 아니라, 내 안의 감정을 다독이는 섬세한 시간이다.


일상은 빠르게 흘러간다. 그러나 예술은 느리다. 그래서 때로는 예술이 우리에게 멈추는 법을 가르쳐준다. 바쁜 하루가 끝난 뒤, 클래식 한 잔을 음미하고 오래된 영화의 느릿한 장면 속에서 자신을 마주하는 시간. 그런 순간들이 우리를 버티게 하고, 다시 가벼운 걸음으로 나아가게 한다.


우리 모두는 예술가의 마음을 지니고 있다. 다만 그것을 꺼내어 보여줄 기회가 적었을 뿐이다. 일상의 작은 조각들 속에서 예술을 발견하고, 그 예술로 나만의 감각을 키워가는 과정. 바로 그 힘이 삶을 더욱 유연하고 아름답게 만드는 원동력이 된다.


그래서 오늘도 나는 책 한 권, 영화 한 편, 음악 한 곡을 곁에 둔다. 그것들은 내가 흔들릴 때 중심을 잡아주는 작은 닻과 같다. 그리고 어느 순간, 그 예술들이 내 삶을 조금씩 바꾸고 있음을 느낄 때, 나는 비로소 깨닫는다.


예술은 먼 곳에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지금 이 순간 내 삶과 나란히 걷고 있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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