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오는 오후, 마음에 말을 겁니다

by 콩코드


비가 오는 날이면 마음이 괜히 느슨해집니다. 어디선가 실이 풀려버린 듯, 분주했던 생각들도 조금씩 느려집니다. 그렇게 조용히, 오늘 스스로에게 묻습니다.

정말, 괜찮은 걸까.




《리틀 포레스트》 속 혜원은 말합니다.

“괜찮아, 다 잘될 거야. 결국엔 다 잘되게 되어 있어.”

애써 누군가를 위로하려는 말이 아닙니다. 그저 자연처럼, 계절처럼 흘러가는 삶에 대한 믿음 같은 것입니다.

잘 풀리지 않는 날이 있어도, 결국엔 잘 되는 순간이 찾아옵니다. 그때가 오면 우리는 또 한 발치 더 익어가겠지요. 그러니 오늘 같은 빗소리는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들어도 괜찮습니다.


이런 음악을 함께 들려 드리고 싶습니다.

Yiruma - River Flows in You
조용히 흐르는 피아노 선율이 마음을 서서히 풀어줍니다.
자연 속에서 천천히 익어가는 하루처럼,
비 오는 오후와 잘 어울리는 곡입니다.




가끔은 아팠던 기억을 지우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다시는 떠올리고 싶지 않은 순간들, 되돌릴 수 없는 말들처럼요. 그럴 때면 《이터널 선샤인》이 토닥토닥 어깨를 두드립니다.

“행복했던 기억까지 지워버릴 필요는 없어.”

모든 기억은 그때의 내가 온전히 살아 있었음을 증명하는 거겠지요. 괜찮습니다. 그래요. 가끔은 울어도 좋습니다. 그 시간들이 오늘의 나를 여기까지 데려왔으니까요.

Beck - Everybody’s Gotta Learn Sometimes (OST 수록곡)
영화 속에 등장하는 곡으로, 그리움과 슬픔이 짙게 배어 있는 멜로디가 인상적입니다.
기억과 사랑, 그리고 잊힘에 관한 모든 감정을 조용히 품어 안습니다.




빗줄기가 한층 가늘어진 오후, 오래된 프랑스 영화 한 편이 떠오릅니다. 《비포 선셋》 속 한마디입니다.

“마법 같은 게 있다면, 서로를 조금씩 이해해 가려는 그 마음에 깃들어 있을 거예요.”

서로를 이해하려 애쓰는 순간이 얼마나 기적적인지 새삼 깨닫게 됩니다.

멀리 있는 사람도, 내 안의 낯선 마음도, 찬찬히 이해해 보려는 작은 노력으로 조금씩 더 따뜻해지고 있습니다.

Kings of Convenience - Homesick
담담한 기타 선율과 속삭이듯 흐르는 목소리가 어우러져 잔잔한 대화처럼 마음에 스며듭니다.
서로를 이해하려는 분위기에 어울리는 곡입니다.




《죽은 시인의 사회》에서 키팅 선생님이 전한 말도 아련한 추억 속에 떠오르는군요.

“카르페 디엠. 오늘을 붙잡아라. 너희 삶을 특별하게 만들어라.”

오늘 같은 날은 자칫 무기력해지기 쉽습니다. 하지만 우리에겐 사소한 순간 갈피갈피에 ‘지금’이라는 소중한 시간이 쌓여 있습니다.

따뜻한 차 한 잔, 빗물 자국이 번진 창틀, 멍하니 바라보는 흐린 하늘.

이 모든 것들이 우리의 하루를 특별하게 만드는 작은 조각들입니다. 그럼요. 왜 안 그렇겠어요.

Explosions in the Sky - Your Hand in Mine
천천히 고조되며 마음을 북돋는 인스트루멘탈 곡입니다.
오늘이라는 하루가 특별할 수 있다는 믿음을 조용히 일깨워 줍니다.




“아름다운 것들은 주목받으려 하지 않는다.”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에 나오는 말입니다.

비가 내려서인지, 오늘따라 그 말이 유난히 마음에 와닿습니다.

소란스럽지 않은 것들, 드러내지 않는 것들 속에 핀 저 진득한 아름다움이 우리 곁에 얼마나 많이 스며 있는지 새삼 깨닫게 됩니다.

나를 바라보는 일도, 나를 이해하는 일도 결국엔 모두 고요하고 느릿하게 이루어지는 일이지요.

Jose Gonzalez - Stay Alive
영화 속에 직접 등장한 곡으로, 소박하지만 깊은 울림을 전하는 어쿠스틱 음악입니다.
보이지 않는 것들과 소중한 것들을 발견하게 하는 따뜻한 곡이죠.




빗소리는 점점 잦아들고, 마음도 조금씩 가라앉습니다.

괜찮습니다, 오늘도. 우리는 그렇게 천천히 나아갑니다.

모든 건 결국, 잘 되게 되어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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