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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오는 날, 대부도

운무가 빚어내는 바닷가 운치가 더할 나위 없이 빼어나

by 콩코드


구봉도 산자락이 왼쪽 끝에서부터 발원해서 오른쪽을 거반 삼키듯 한달음에 내달리고 그 앞으로 두서너 개의 섬들이 봄비 소식에 한참 들뜬 바다 위로 점점이 박혀 있습니다. 오른쪽 끝 멀리 작은 섬 하나가 이쪽을 심상한 눈으로 보고 있습니다만 정확히 섬이 어떤 표정을 지었는지는 물론 섬의 대략적인 크기마저 가늠하기 쉽지 않습니다. 비가 그치자 바다며 산이며 섬들 할 것 없이 사래 걸린 듯 뿌연 안개를 내뿜는 통에 육안으로 섬의 흔적조차 확인하기란 사실 불가능합니다.



구봉도 자락과 섬 사이로 바닷길이 막힘 없이 열립니다. 이 길을 따라 고깃배가 나들 생각에 괜히 마음이 짠해집니다. 수 십 분 전에 시작된 썰물로 카페 루헤 코 앞에 10여 미터 가량의 뻘이 생겼습니다. 한참 배고팠을 갈매기 떼가 후드득 날갯소리를 내며 무리 지어 뻘 사이를 바삐 옮겨 다닙니다. 배불리 물고기를 잡아먹은 갈매기 서 너 무리가 뻘을 떠났고, 남은 갈매기 떼들 뒤로 하늘은 석양을 드리울 채비를 서두릅니다. 카페 루헤는 대부도 초입 해변에 있습니다.





이어서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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