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화. 지식은 거대한 무지다

by 안녕 콩코드

​우리는 더 많이 아는 것이 세상을 더 정확히 보는 길이라 믿는다. 책을 읽고, 정보를 수집하며, 전문 지식을 쌓는 행위가 우리를 무지의 어둠에서 구해내 지혜의 빛으로 인도할 것이라 확신한다.


​그러나 당신이 쌓아 올린 지식은 세상을 있는 그대로 보지 못하게 가로막는 가장 두꺼운 편견의 벽이다.


​지식은 세상을 이해하는 도구가 아니라, 복잡한 실재를 당신이 이해하기 쉬운 틀로 박제해버리는 거세의 과정이다. 당신은 지식이라는 안경을 쓰는 순간, 그 안경이 허용하는 문법으로만 세상을 해석하며, 틀에 박히지 않은 생생한 진실을 '비과학적'이거나 '무식한 것'으로 치부해버린다. 많이 알수록 당신은 자신의 틀 안에 갇혀, 정작 모른다는 사실 자체를 망각하는 고도화된 무지에 빠진다.


​진정한 통찰은 지식을 채우는 데 있지 않고, 당신이 배운 모든 정의와 개념을 의심하고 무너뜨리는 지적인 파괴에서 시작된다. 당신의 박학다식함은 사실 진실과 마주하기를 거부하는 가장 화려한 변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