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화. 예술은 고상한 쓰레기다

by 안녕 콩코드


​우리는 예술을 인간 정신의 정수이자,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숭고한 가치로 떠받든다. 고뇌와 비극을 아름다운 선율이나 이미지로 승화시키는 예술가의 작업에서 신성함을 발견하곤 한다.


​그러나 예술은 삶의 참혹한 진실을 '감상 가능한 형태'로 박제하여, 우리가 고통을 직시하지 못하게 만드는 가장 사치스러운 마취제다.


​예술은 실제의 고통을 미학적으로 가공한다. 굶주림은 사진 속의 구도가 되고, 절규는 악보 위의 장식음이 된다. 당신은 전시장에 걸린 타인의 비극을 보며 눈물을 흘리지만, 그 눈물은 고통과의 공감이 아니라 '비극마저 아름답게 소비할 줄 아는 나'에 대한 도취일 뿐이다. 예술이 고귀해질수록 현실의 상처는 관조의 대상으로 전락하고, 우리는 예술이라는 필터를 거치지 않은 생생한 날것의 지옥을 견디지 못하는 약체가 된다.


​삶은 결코 아름답지 않으며, 예술은 그 추악한 진실을 보지 않기 위해 인류가 발명한 가장 고상하고 무용한 쓰레기다. 당신이 예술에 매료될 때, 당신은 현실로부터 가장 멀리 도망치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