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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리 vs 역린의 격돌, 이제야 끝이 보이는 듯

세상의 단순한 이치

by 콩코드


다소 삐걱거리기는 해도 세상 이치라는 게 그렇더군요. 결국은 바람직한 방향으로 가더라는 것. 늦춰지는 듯해도 말이죠. 그걸 보면 우여곡절 속에도 어떤 법칙 같은 것들이 우리 사회를 단단히 둘러싸고 있다는 느낌이 듭니다. 물론 과정은 매번 녹록지 않았죠. 다 된 밥인 줄 알고 밥솥을 열었더니 더러 설익기도 했고요. 잘 부친 프라이드 에그인 줄 알았는데 뒤집어보니 바닥이 새까맣게 탄 것도 여러 번 보았습니다. 단번에 드는 생각이 실망스럽네,였죠. 시민 다중이 기대한 게 무슨 거창한 이념이나 거대 담론의 궁극적 승리 같은 것들이 아니었으니까요.



잘못했으면 벌을 받아야 하고 석연치 않은 사건은 규명되어야 하죠. 사기꾼을 끝까지 찾아내 사회를 혼탁하게 한 책임을 물어야 하고요. 일반 시민들이 바라는 것, 그건 대부분 도덕률 안에서 움직입니다. 누군가가 달통한 듯 정의니 역사니 운운하며 설레발치지 않는다면 사건이나 사고는 서둘러 제자리를 찾아갑니다. 중간에 의도에 따라 물 타고 약을 치니까 모양새가 우스워지는 거죠. 이번 사건도 마찬가지입니다. 사건의 배경과 발단, 과정, 결과가 한 곳을 또렷이 가리키고 있습니다. 그 지점에 결부된 사건 또한 과녁이 다르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연루된 인사들이 시민 다중의 시선을 돌리려는 시도가 먹히는 듯했습니다. 주동자가 마치 세기말의 영웅처럼 모양새를 갖춰가는 일까지 벌어졌습니다.



함부로 다룬 송곳은 어김없이 주머니를 뚫고 나오죠. 물 위로 삐죽 나온 부분만으로도 해체해야 마땅할 빙산(난맥상)이 거기 있다는 것쯤 사람들이 모르지 않습니다. 영점 조정이라는 비용을 숱하게 치렀지만 결국은 난마처럼 얽힌 실상이 바로잡히고 빳빳이 선 송곳은 도려내질 것입니다. 그이 말마따나 사필귀정이 현실화하고 있습니다. 역사의 도저한 물줄기를 바꿀 수 없다는 말도 곧 되돌려받게 되겠네요. 지체된 만큼 누군가에게는 지난 고통과 다가올 고통이 꽤나 버거울 것입니다. 보편타당한 이성을 가진 분들이라면 한시름 놓았겠고요. 법의 심판과 국민감정을 거스르고 살아남을 역린은 어디에도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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