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장소에서 소리를 내지르며 늘어지게 하품하는 누군가가 주변에 있다면 그는 소시오패스일 가능성이 높다는 점 미리 언질 드린다. 보통은 입을 가리고, 소리를 안으로 삭인다. 특히 그가 남들 다 일하는 사무실에서 걸핏하면 큰소리로 하품하는 경우라면 정확히 말해 바로 그가 소시오패스다. 난 여기서 소시오패스라는 용어를 특정 정신질환자를 넘어 사회성이 결여된 사람을 전반적으로 이르는 용어로 쓰고 있다. 이런 유형의 사람의 반도덕적 행위는 한 가지 사례에 국한하지 않는다.
내가 아는 어느 누군가는 남들 일하는 사무실에서 거의 매일 같이 하루에도 여러 번 더할 나위 없이 큰 소리로 코를 푼다. 그는 단 한 번도 조심스러워하는 기색을 비친 적이 없다. 하는 짓이 워낙 생생해서 휴지 한 가득 더러운 콧물이 흥건한 장면이 줄곧 연상된다. 그 통에 남의 속이 메스꺼워지리라는 생각일랑은 도무지 하지 않는 투도그의 전매특허다. 만일 타인에 대한 반쪼가리만 한 인식이라도 있었다면 한 번쯤 계면쩍은 표정을 지었을 테지만 역시 그는 그 범주를 넘어선 위인이다. 보통 사람은 사무실을 빠져나가서 코를 푼다.
여기서 그치면 양반이 아니기라도 하듯 그는 사무실 제 자리에서부터 칫솔을 물고 요란하게 양치질하며 화장실로 간다. 30명가량이 일하는 사무실에서 그 같은 행위가 가당키나 하겠느냐 싶겠지만 근래 벌어진 일이라는 점 살피시기 바란다. 나아가 그는 유별나게 또각또각하는 소리를 내며 구두 자랑을 하거나 슬리퍼라면 탁탁 끌며 사무실을 쓸고 다니는 걸 무슨 권한이라도 되는 양 즐긴다. 영락없는 소시오패스, 맞다. 일찍 사무실에 나왔으면 같은 시각 혹은 먼저 나와 한창 일 준비 중인 사람들에게 미안해서라도 조용히 차를 마실 법한데 그가 그럴 턱 없다. 매번 바쁜 사람들 불러 모아 잡담에 여념이 없다. 장장 1시간을 그 짓이다. 일찍 나온 시간에 일하리라는 기대는 애초 하지 않았다. 그러고도 1시간 일찍 나왔다고 1시간 일찍 간다. 이외에도 옮겨 적으려면 워낙 많다. 구차해서 적지 않을 뿐이다.
사회성이 극히 떨어지는 인간, 도덕관념이 현저히 낮은 인간, 남에게 피해가 갈 상황에 대한 고려가 전혀 없는 인간은 반드시 거르고 봐야 한다. 세상 무례한 자에게 가르침이란 ‘개발의 편자’ 혹은 ‘돼지 목에 진주’ 일뿐이다. 없는 인간 취급하는 것, 여러 번 생각해도 그게 타당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