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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래~카!| "마음이 콩밭에 가 있다"는 말의 유래

책임전가냐, 자아성찰이냐

by 콩코드


- 마음이 콩밭에 가 있다.


콩밭은 높은 소작료에 힘이 부쳤던 농부들이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주인 없는 자투리 땅이나 논두렁에 콩을 심은 데서 유래합니다.



조선시대 대부분의 농부들은 자기 소유의 농지가 없었습니다. 소작농이던 그들은 부잣집의 밭을 빌려 농사를 지었습니다. 이마저도 가난한 농부에게는 만만치 않은 일이었습니다. 소작료가 워낙 비쌌기 때문입니다.



부짓집 농지를 부쳐먹는 것만으로는 생계를 유지하기가 힘들었던 농부들은 주인 없는 자투리땅이나 논두렁에 콩을 심었습니다. 콩은 아무렇게나 심어도 잘 자랐습니다. 특별히 을 매거나 해충을 쫒는 등의 일에 신경쓰지 않아도 되었습니다.



농부가 그 땅과 거기 심은 콩에 애착을 가지지 않았다면 이상한 일이었을 것입니다. 남의 땅을 부쳐먹는 농부에게 그 땅은 생계 유지를 위해 기댈 터전 같은 역할을 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수확철이 되자 이제 농부의 마음이 급해지기 시작했습니다. 누가 내 콩을 따가지 않는지, 짐승들이 쪼아먹거나 아예 콩밭 전체를 짓밟아 놓을지 알 수 없는 노릇이었습니다. 부쳐먹는 땅에 농사를 짓다가도 농부는 콩밭 걱정에 일손을 잡지 못했습니다.



농부가 애를 써서 부쳐먹을 땅의 농사는 뒷전인 채 보잘 것 없는 땅과 논두렁에 심은 콩밭 걱정이나 하고 있으니 마을 사람들에게 농부가 얼마나 어처구니 없었을지 알 만합니다. 그후 속마음이 엉뚱한 곳에 가 있는 사람을 빗대어 마음이 콩밭에 가 있다는 말이 생기게 되었습니다.



마음이 콩밭에 가 있는 사람이 많습니다. 멀리는 정치, 경제 영역에서 그렇습니다. 실생활 주변에서도 그런 사람을 만나기란 어렵지 않습니다.





제3지대

거대 양당과 함께 제3지대 정당이 출범하면서 4월 총선은 외견상 거대 양당과 제3지대 정당의 3파전으로 치뤄지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제3지대 정당이 거대 양당의 견고한 아성을 깨뜨리기란 쉽지 않을 것입니다. 양당 구도에 균열을 낼 수 있을지도 의문입니다. 햔ㅡ현재로선 30석을 얻기도 힘들 거 같습니다.



제3지대 정당이 의미 있는 결과를 내려면 거대 양당의 극한 대치에 신물 난 유권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어야 합니다. 국부와 민생을 겨냥한 정책대안을 내고 미래비전을 제시하는 등의 발빠른 행보로 대안 정당의 가능성을 열어야 합니다.



기대와 달리 제3지대 정당은 출범 한 달이 채 가기도 전에 삐걱거리고 있습니다. 정치적 포지션이 워낙 다양한 사람들이 모인 정당이라 일정과 정책 조율에 믾은 시간이 걸린다는 건 인정합니다. 언제든 수면 위로 떠오를 돌출 변수의 존재 가능성에 대해서도 이해할 수 있습니다.



논란은 가능한 한 빠른 시일 내에 봉합해야 합니다. 그것이 정치력입니다. 서둘러 봉합하지 않으면 내홍이 깊어질 가능성이 큽니다. 그렇게 되면 과거와 같이 반짝 떠올랐다가 사라진 수많은 정당의 전철을 밟게 될 것입니다.



농부와 같이 딴 마음을 품은 사람이 고집을 거두지 않는 한 제3지대 정당은 연합 정당의 한계를 벗을 수 없습니다. 일단 내부 분열이 생기면 분출하는 이견을 절충하기가 무척 어렵습니다.



당초 3개 정당과 1개 정파가 모여 창당 수준의 제3지대 정당을 만들었지만 그에 따른 컨벤션 효과를 누리지는 못했습니다. 마음이 조급해지지 않을 수 없었을 것입니다. 불안한 동거에 어떤 균열이 날지, 파장은 어느 정도일지 장담이 서지 않습니다.



더디지만 기필코 산당 바람이 불 거라는 뜬 구름 잡이 식 낙관론이나 신당이 차지할 의석수가 한 40석은 되 거라는 둥의 장밋빛 환상은 당연히 경계해야 하지만 당장 현 판세를 지나치게 부정적으로 보는 건 경계해야 합니다. 그것이 조급한 마음을 불러내는 작지만 큰 불안 요소가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여러 진단에 불구하고 금번 사태에 영향을 끼친 주된 요소를 들라면 전 그 조급증과 부정적 시각을 먼저 지적하겠습니다.



초심으로 돌아가 창당 정신, 정당의 가치와 목적을 새삼 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그 과정은 도약을 위해, 혹은 전략 수정을 위해 필수적입니다. 자칫 현실에 지나치게 착목해 조급한 미음을 앞세우다가는 잉크가 마르기 전에 충격적인 패착을 놓을 수도 있습니다.



현 상황을 언제든 봉합이 기능한 최소한의 이견 조율 과정이라고 하기겐 사실 예후가 좋지 못합니다. 이제라도(?) 창당의 기치, 본질로 돌아가 본업에 충실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파란을 몰고 올지 모를 군불을 때게 될 것입니다. '마음이 콩밭에 가 있다는 말'의 직접 당사자가 되는 건 원치 않으리라 생각합니다.



제1당과 제2당의 경우를 이어서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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