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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요직무급 수당, 부서장의 자의적 개입 막을 방법 없다

by 콩코드 Jan 02.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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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요직무급은 업무 중요도와 책임성이 큰 직무를 담당하는 자에게 직무 만족도를 제고하고 공공 서비스의 질을 높이는 차원에서 월 10만 원의 수당을 지급하는 제도다. 이런 제도는 다툼이 없도록 신청과 선정에 공정을 기해야 한다.



1차적으로 부서 단계에서 부서장이 임의로 중요직무급을 사실상 선정하지 못하도록 막아야 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부서장은 근평 하나만으로도 직원들을 충분히 드잡이 할 수 있다. 부서장이 근평을 형편없이 주면 누구라 할 것 없이 승진 과정에서 심각한 타격을 입는다. 이런 과정에서 직원들이 부서장 눈치를 보지 않기란 사실상 어렵다. 알아서 기거나 불법 부당한 일을 당해도 속칭 아얏 소리를 못 내는 게 현실이다.



그 외 직원 격려라는 미명 하에 직원에게 점심을 사고 법인카드로 점심값을 지불하는 과정에서 눈 밖에 난 직원을 노골적으로 배제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호락호락하지 않은 직원은 있는 말 없는 말을 보태 다른 직원들이 그 직원 곁에 다가오지 못하게 만드는, 이른바 왕따 현상을 조장하는 경우도 적잖게 봐왔다.



물론 부서를 운영에 공정을 기하부서장들이 있다. 대다수 부서장들이 무슨 대단한 권력기관이라도 되는 양 권한을 남용해서 문제다. 앞서 언급한 대로 눈 밖에 난 직원의 근평을 낮게 주거나 따돌리기 같은 치졸한 방법이 실제 보편적으로 이뤄지는 전횡의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실제 B 부서장은 부서의 중요직무에 해당하는 업무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전부터 눈 밖에 난 팀장 혹은 직원을 배제하는 식으로 부서장 권한 위를 일탈했다. 부임하고 채 4개월이 되지 않는 시점이었다. B 부서장은 눈 밖에 난 팀장이 며칠 자리를 비운 틈을 타 각 팀 주임들에게 공공연하게 중요직무급 수당을 나눠 먹어야 되지 았겠느냐고 제안했다. 단히 의도가 있는 말이었다. 사실상 통고나 다름없는 말 앞에 주임들은 입도 벙끗 못했다. 이유는 한결같았다. 속칭 찍히면 피해를 고스란히 당해야 한다는 것. 그 점을 익히 안 부서장은 그 후로 전횡의 강도를 더욱 높였다.



관련 지침과 규정에 따르면 중요직무급은 각 부서에서 윗선을 거쳐 중요직무급운영위원회에서 최종 결정된다. 처리 절차와 병기하여 특별히 주의할 사항을 운영 지침에 적었는데 나눠먹기식으로 영하지 말라는 것이다. B 부서장의 행태는 위 사항을 정면으로 거스르고 있었다.



각 부서에 중요직무 추천권을 보장한 이유는 직원 참여와 부서 자율성을 확대하려는 취지에서였다는 점 또한 지침은 밝히고 있다. 런데 B부서장이라는 사람이 마음에 드는 직원을 콕 짚어 그 직원만 자신의 업무를 중요직무로 신청서를 작성하게 하고 해당 신청서를 그대로 국장에게 올리는 폭거를 자행했으니 썩어도 보통 썩은 게 아니라고 보지 않을 재간이 없다. 이는 직원들의 참여라는 운영 취지를 무색하게 만든 것에 다름 아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서장은 아무 탈없이 명예롭게(툇!) 퇴직했다.



권리 위에 잠자는 자의 권리는 보호해주지 않는다는 말이 있다. 부서장의 전횡을 막아선 직원이나 그 사실을 미리 알았을 팀장 누구 하나 반대하거나 그 흔한 난색조차 보이지 않았다. 결국 이 일은 부서장의 전횡과 불의에 눈감는 몰상식한 관행의 합작품으로 남았다.



백번 양보해도 잘못은 전적으로 B 부서장에게 있다. 부서를 사유물로 삼아 제 맘대로 운영하는 처사에 반기를 드는 건 구성원의 권리다. 갑질과 전횡이 만연한 동안에도 이렇다 할 제지는커녕 보신주의에 빠져서 하라는 대로 하는 구태의연한 행태로는 권리를 지키지 못한다. 폐해는 고스란히 직원 몫으로 남는다.



누구 하나 책임지지 않고 누구 하나 책임을 지우지도 않는 조직이야말로 제대로 썩었다고 할 수 있다. 그 속에선 어떤 활어도 활기차게 숨 쉬지 못한다. 아가미를 겨우 들어 올릴 만큼의 자유에 감격하는 폼을 보면 억장이 무너진다. 나만 아니면(나만 눈 밖에 나지 않으면) 돼!,라는 이기주의가 예기치 못한 방향에서 본색을 드러낼 것이다. 도래할 날이 머잖아 보인다. 다 업이다. 심은 대로 거두는 법칙은 누구도 피해 갈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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