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우리가 과거를 판단하는 기준틀을 제시한 작가들에 대해 궁금증을 품기 시작했다. 그들이 쓴 글에 그들의 삶이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 '역사'는 과거를 뜻하는 동시에 과거의 '서술'을 뜻하기 때문에 역사책을 쓰는 작가는 자신의 개인적인 면을 더해 역사를 해석하고 여과하는 사람인 셈이다.
... 《역사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리처드 코언
해석의 대상이 역사든 인생이든 무론하고 해석의 과정에서 여과는 불가피하고 또한 빈번하다. 그렇게 틈을 메우는 과정 없이 공감을 얻을 역사나 인생은 많지 않다.
자신이 해석한 말과 글에 엄중한 책임을 느낀다면 타인이 그 말과 글을 듣(거나 읽)고 성장하기 전에 자신부터 바뀔 것이다. 그때 비로소 해석이 날개를 달고 설득력을 갖춘다. 담금질을 거친 속살이어야 실마리를 기대할 수 있다.
무릇 성찰(여과) 없는 성장(해석)은 위험하고, 성장 없는 성찰은 공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