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무 속에서
양상은 삽시간에 바뀐다.
눈 깜짝할 새에 수백 년의 세월이 지나, 이제 에스파냐에는 카스티야 왕국과 아라곤 왕국이라는 두 왕국이 자리 잡았다. 두 왕국은 여전히 가톨릭 교리의 기치를 높이 들고 피레네 산맥에 펼쳐진 평지에서 이슬람교를 따르는 아랍인과 격렬한 피의 전쟁을 치르는 중이었다. 이 과정에서 이슬람 문명의 전례 없는 압박을 받은 암흑기의 중세 가톨릭 문명은 점차 생각의 문을 활짝 열고 '적의 장점을 배워 적을 제압하기'라는 진술을 시도화기에 이르렀다. 이렇게 가톨릭 세력과 이슬람 세력의 격전장이었던 에스파냐는 과학과 문화 교류의 선두 주자 역할을 맡았다
..... 《5개 원소로 읽는 결정적 세계사》, 쑨야페이
암무: 앞이 잘 보이지 않을 정도로 짙게 낀 안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