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둘지 말라 그리고 크게 멀리 보라!

13편 자로(子路) 제17장

by 펭소아

자하가 거보(莒父)라는 지방의 읍재가 되어 정치에 대해 물었다.

공자가 말했다. “일을 서두르지 말고 작은 이익에 한 눈 팔지 말거라. 일을 서두르면 오히려 뜻한 바를 이루기 어렵고. 작은 이익에 매달리면 큰일을 이룰 수 없다.”


子夏爲莒父宰, 問政.

자하위거보재 문정

子曰: “無欲速, 無見小利. 欲速則不達, 見小利則大事不成.”

자왈 무욕속 무견소리 욕속즉부달 견소리즉대사불성



공자가 천하주유를 마치고 노나라에 돌아온 뒤 공문의 관직 진출이 눈에 띠게 늘어납니다. 천하주유 후반기 노나라 최고 실권자인 계손씨 가문의 가재(家宰)로 염유가 발탁되고, 그 휘하 장수로 번지도 녹봉을 받게 됩니다. 자로는 위나라 집정대부 공회(孔悝)의 가재가 되고, 자고도 그를 따라 공씨 가문의 신하가 됩니다. 공문십철 중 문학으로 높은 평가를 자유와 자하도 앞서거니 뒤서거니 노나라의 읍재(邑宰)가 됩니다. 자유는 계손씨 가문의 영지인 노나라 남동쪽 비읍 인근의 무성(武城)을 다스리게 되고, 자하는 노나라 동쪽에 위치한 거(莒)나라와 국경지대에 위치한 거보(莒父)를 다스리게 됩니다.


공자의 학문을 가장 충실하게 이어받았다는 평가를 받는 자하가 거보로 뷤하기 전 공자에게 구체적 팁을 요청한 것입니다. 공자는 그런 자하에게 맞춤형 답을 줍니다. 작은 고을이라고 섣불리 성과를 빨리 보려 해선 안 된다는 것과 작은 이익에 연연하지 말라는 겁니다. 착실히 백성들의 신뢰를 얻는 것에 집중하면서 장기적으로 백성의 살림살이를 나아지는 방식으로 세수를 늘일 방법을 찾아가라는 의미가 아니었을까요?


공자가 ‘지나친 것이나 이르지 못하는 것이나 같다’란 의미의 과유불급이란 말로 자하와 함께 나란히 평가했던 자장도 비슷한 질문을 던진 바 있습니다. 그때 공자의 답변은 “처신함에 게으름 피우지 말고, 진심을 다해 행하라”(12편 안연 제14장)였습니다. 재주와 뜻이 너무 높아 기고만장했던 자장에겐 삼가는 마음가짐의 중요성을 조언해주고, 디테일에 강한 완벽주의를 지향했던 자하에겐 원대한 시야를 갖추라고 충고해준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군자학의 두 기둥에 입각해 말하자면 자장에겐 수제의 덕(윤리)을 보완하라고 권고한 것이요, 자하에겐 치평의 도(리더십)에 대한 이해를 심화시킬 것을 주문한 것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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