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마디 말보다 귀한 것

9편 자한(子罕) 제24장

by 펭소아

공자가 말했다. “바르게 깨우쳐 주는 말에 복종치 않을 수 있겠느냐? 그보다 귀한 것은 그렇게 지적받은 잘못을 고치는 것이다. 부드럽게 타이르는 말을 기꺼이 듣지 않을 수 있겠느냐? 그보다 귀한 것은 그 속뜻을 헤아리는 것이다. 기꺼이 듣기만 하고 속뜻을 헤아리지 못하거나 따르기만 하고 고치지 않는다면 나도 어찌할 수 없느니라.”


子曰: “法語之言, 能無從乎? 改之爲貴, 巽與之言, 能無說乎? 繹之爲貴. 說而不繹, 從而不改, 吾末如之何也已矣.”

자왈 법어지언 능무종호 개지위귀 손여지언 능무열호 역지위귀 열이불역 종이불개 오말여지하야이의



법어(法語)는 법도에 맞는 말입니다. 딱 부러지게 잘잘못을 지적하는 말입니다. 그런 말을 듣게 되면 승복의 자세를 취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하지만 지적받을 때만 그 말을 듣는 척하고 돌아서선 잊어버리면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같은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도록 잘못된 습관과 언행을 고치는 것입니다.


손여지언(巽與之言), 줄여서 손언(巽言)은 부드럽게 타이르는 말입니다. 누군가의 잘잘못을 완곡하게 표현해 감정이 상하지 않게 하는 말입니다. 고사성어나 우화를 통해 에둘러 깨우침을 주는 것입니다. 헌데 그 이야기의 재미에 빠져들면서 정작 그 속뜻을 간과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중요한 것은 그 언중유골을 읽어내 실제 삶에 적용하는 것입니다.


법어와 손언을 비교하는 듯하지만 본질은 누군가(여기선 스승인 공자)로부터 충언의 말을 듣고도 잘못을 바로잡을 줄 모르는 것을 비판한 것입니다. 좋은 약은 입에 쓰기 마련이라고 쓴소리를 듣고도 기분 상한다고 면종복배하는 사람이 세상엔 넘쳐납니다. 그럴까 봐 좋은 말로 에둘러 얘기해주면 말랑말랑한 이야기에 빠져 정작 거기에 담긴 교훈을 간과하거나 망각하기 일쑤입니다.


논리 정연한 법어가 됐든 비유가 담긴 손언이 됐든 누군가의 잘못을 바로 잡으려 할 때도 말을 동원할 수밖에 없습니다. 공자 역시 상대가 제후이건 제자이건 때론 엄정한 법어로 때로는 우화적 손언을 써가며 설득하고 타일러 가며 바른 길로 인도하려 노력합니다.


문제는 그것을 받아들이는 사람의 마음가짐과 태도에 있습니다. 말로는 “가르침 감사하다”느니 “마음 깊이 새기겠다”느니 해놓고선 처신과 행동이 바뀌지 않는다면 백 마디 말이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그래서 공자가 더욱 ‘물탄개과(勿憚改過)’와 ‘언행일치(言行一致)’를 강조했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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