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편 팔일(八佾) 제26장
공자가 말했다. “높은 자리에 있으면서 너그럽지 않고, 예를 행함에 공경하지 않고, 상을 당했을 때 슬퍼하지 않는다면, 내가 뭘 보고 그를 평가하겠는가?”
子曰: "居上不寬, 爲禮不敬, 臨喪不哀, 吾何以觀之哉?"
자왈 거상불관 위례불경 림상불애 오하이관지재?"
높은 자리에 있는 사람이니 공경대부에 해당하는 대인(大人)을 평가할 때 가장 기본적인 3가지를 갖추지 않았으면 거들떠 볼 것도 없다는 말입니다. 그 기본적 3종 세트는 바로 관(寬) 경(敬) 애(哀)입니다. 요즘 표현으론 너그러움(tolerance), 정성스러움(sincerity), 공감 능력(sympathy)입니다.
너그러움은 아랫사람을 포용하는 능력입니다. 부하의 목소리를 경청해주고 들어줄 수 있는 것은 최대한 존중해 주는 자세입니다. 잘못을 저질렀을 때 나무라더라도 감정을 상하지 않게 해 주고 일이 잘 풀렸을 때 공을 아랫사람에게 돌리는 것입니다. 이는 덕의 첫 단계에 해당하니 덕이야말로 내 마음의 그릇에 얼마나 많은 사람을 담을 수 있느냐라고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행함에 얼마나 공경스러운 자세로 임하느냐는 작은 일처리에도 정성을 다하는 태도를 말합니다. 대인의 지위에 있는 사람이기에 일처리 하나하나가 예에 부합하는지 아닌지가 중요한 것입니다. 그것이 공무와 관련된 일일진대 소홀함이 없도록 하려는 마음가짐이 없는 사람이 대인의 자리에 있다는 것은 국가적 손실일 수밖에 없습니다.
상을 당했음에도 슬퍼하지 않는 사람은 공감능력이 부족한 사람입니다. 희로애락의 감정 중에서 가족을 잃었을 때 느끼는 슬픔이 가장 본원적 감정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런 감정도 느끼지 못하고 이를 표현할 줄도 모르는 사람이 어찌 무수한 타인의 감정을 헤아려야 하는 공무를 맡을 수 있겠습니까? 그래서 높은 공직에 있으면서도 이 3가지를 갖추지 않은 사람은 더 이상 볼 것도 없다고 말한 것입니다. 우리 사회의 고위공직자는 과연 그런 분들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