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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티 칼럼 13] 욕실 에센스의 필요성

피부를 회복시키는 구급상자

  화장품 연구원이라면 자신이 개발한 제품에 별명이 붙는 것을 한 번쯤 꿈꿉니다. 제품명보다 별명으로 불린다는 것은 수많은 소비자들이 그 제품을 알고 있고 한 번쯤 사용해보았으며 긍정적 효과를 경험해 보았다는  의미이기 때문입니다. 제품을 사용해 본 소비자가 칭찬하는 것처럼 기분 좋은 일은 없습니다. 아마 연구원들은 자기가 연구한 제품이 '갈색병'처럼 수십 년간 불리기를 기대할 것입니다.

  '갈색병'처럼 제품 그 자체의 전반적인 만족감에 의해 예칭이 붙은 경우도 있지만, 새로운 영역을 만들어 소비자들의 기억에 각인된 예칭도 있습니다.  몇 년 전부터 '욕실 에센스'라 불리는 제품이 하나 둘 생겨났고 화장대가 아닌 욕실에 에센스를 비치하는 사람들이 늘어났습니다. 사실 오래전부터 사람들은 샤워 후 바디워시를 피부에 발라주어 건조함으로부터 방어했었습니다. 바디워시의 얼굴판 사계절용이 욕실 에센스이지요.


  세안은 얼굴에 달라붙은 각종 오염물질을 제거해주어 피부를 깨끗하게 만들어주는 반드시 필요한 행위입니다. 하지만 세안 시 사용하는 세안제로 인해 피부에 있던 좋은 녀석까지 어쩔 수 없이 물에 씻겨 내려가게 됩니다. 물론 세안 시 우리가 잃어버리는 것은 극히, 아주 아주 아주 미세하게 적은 양이지만 이마저도 용납할 수 없는 사람들은 욕실에 에센스를 놓고 사용하기 시작했습니다. 


  1. pH 변화

  피부 pH는 5.5입니다. 반면 대부분의 세안제는 pH 8~10 사이의 약 염기성 제품입니다. 세안을 하게 되면 일시적으로 피부 pH는 증가합니다. 인체는 항상성이라는 조타키를 가지고 있어 높아진 pH는 수 시간 내에 원래 상태로 돌아옵니다. 그러나 일부러 높아진 pH를 유지하고 있을 필요는 없습니다. 빠르게 회복시킬 수 있다면 원래의 pH로 돌리는 것이 좋습니다. 아토피, 여드름 환자의 피부 pH는 6~7로 정상적인 사람보다 높습니다. pH가 높은 상태로 오랫동안 있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2. 수분 손실

  세안을 하면 물이 피부에 닿으니 수분이 공급된다고 생각하시는 분이 많으나, 실제로 피부는 수분을 잃어버립니다. 잦은 세안을 하면 오히려 피부가 푸석해지는 아이러니한 현상이 나타나지요. 더운 여름철에는 피부 수분도가 증가해 있기에 수시로 세수를 하여도 수분이 금방 채워지지만, 겨울철에는 한 번만 세안하여도 피부가 땅기는 느낌을 받게 됩니다.


3. 피부 장벽 파괴

  세안제는 계면활성제가 함유되어 있습니다. 계면활성제는 물에 안 씻기는 오염물질을 물에 녹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성분이지만, 피부 보호막을 일부 파괴시키기도 합니다. 피부에 뭍은 오염물질만 100% 제거하고 피부에 좋은 성분은 제거하지 않는 제품은 없습니다. 담벼락에 붙은 스티커를 제거하려 세제로 문지르다 보면 페인트도 일부 지워지는 것처럼 피부 구성성분도 일부 씻겨 내려갈 수밖에 없습니다.


  욕실에 에센스를 비치 해 놓고 세안 후 바로 사용하면 위에 언급한 두려움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을까요? 첫째, 정상 피부를 가진 건강한 사람이라면 수 시간 내 원상태로 회복이 이루어집니다. 둘째, 회복 속도는 사람에 따라 다르기에 더디게 회복되는 사람도 있습니다. 셋째, 회복이 더뎌진다면 인위적으로 복원시키는 것도 하나의 방법입니다. 넷째, 아토피 또는 민감성 피부를 가진 사람이라면 피부의 항상성 회복을 위해 화장품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습니다.


  제품을 사용해야 하는 장소를 바꿔 놓기 위해서는 합당한 이유가 있어야 하고, 사용자가 쉽게 납득되어야만 합니다. '욕실 에센스'라는 애칭이 붙었다는 말은 욕실에 에센스를 놓고 사용하는 사람이 효과를 경험했다는 의미로도 해석이 됩니다. 욕실 에센스는 피부를 위한 First aid kit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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