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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화장품 연구원 Platinum Aug 20. 2017

[뷰티칼럼17]피부 투과를 도와준다는 기기들

채널을 돌리다 홈쇼핑 채널에서 갈바닉 기기를 판매하는 내용을 한동안 쇼파에 앉아서 우두커니 들었습니다. 홈쇼핑을 자주 보지는 않지만, 홈쇼핑에서 선전하는 제품이라면 핫 한 제품이라는 의미이겠지요. 사실 피부 흡수를 도와주는 아이템이 신선한 것은 아닙니다. 몇십 년 전부터 관련 논문은 지속적으로 나왔고 모든 과학자들도 알고 있는 사실입니다. 다만 소비자의 손에 닿기까지는 기기의 효능과 더불어 디자인이라는 요소가 더해져야 하는데 뉴스킨 갈바닉 기기가 최근 대세로 떠오른 모양입니다.

각질 편에서 설명드렸듯이 피부는 외부 물질을 쉽게 신체 내부로 받아들여주지 않습니다. 화장품은 각질과 표피라는 문지기에게 맛있는 당근을 주면서 안으로 들어갈 수 있게 문을 조금만 열어달라고 항상 애원하는 신세입니다. 문지기에게 애원하는 게 싫어서 발명된 제품이 주사기입니다. 피부는 벽돌담과 같이 겹겹이 쌓여 있기는 하지만 시멘트로 틈새를 메운 것은 아닙니다. 벽돌과 벽돌 사이 미세한 틈에 얇고 기다란 빨대를 밀어 넣은 다음 물에 녹인 물질을 졸졸졸 흘려 넣어 주는 것이 주사기이지요. 화장품은 엄연히 다른 제품이기에 이러한 좋은 방법을 법적으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벽돌 사이로 효능물질을 밀어 넣기 위해 수많은 시도를 하였으며 전자 기기와도 호흡을 맞춘 것이 갈바닉 기기입니다.

갈바닉 이전에도 수많은 기기들이 있었습니다. 어떠한 방식을 사용하느냐에 따라 구분이 되었지만 근본적인 방법은 같습니다. 피부 외곽층은 시멘트칠이 안 된 벽돌담이 겹겹이 쌓여 있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조금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벽돌과 벽돌은 마치 짧은 끈으로 엮어져 있는 것과 같은 모양을 가지고 있습니다. 때문에 벽돌담이 외부 충격에 의해 흔들리더라도 금세 자기 자리로 되돌아올 수 있습니다. (지금은 벽돌담보다 출렁거리는 흔들 다리를 생각하시는 게 더 도움이 될 것니다.) 갈바닉 이온과 같은 기기들은 흔들 다리에 충격을 주어 흔들림을 크게 만들어줍니다. 촘촘한 간격을 유지하고 있던 나무판자들이 흔들리면서 간격이 커졌다 좁아졌다를 반복하게 되고, 간격이 커진 틈을 이용해 화장품이 피부 속으로 침투하는 것입니다. 충격을 주는 방식이 전기이면 elecrophoresis, 소나이면 sonophoresis, ultraphoresis, inotophoresis 등 이름을 붙이게 됩니다. 갈바닉은 이탈리아 과학자 갈바닉이 근육에 전기가 통한다는 현상을 발견하여 붙여진 이름입니다. 즉, 갈바닉 이온, 갈바닉 전기라는 게 특별한 것은 아닙니다.

기기를 사용하면 피부에 좋은가?

기기를 사용하면 화장품의 흡수는 촉진됩니다. 아니 증가할 수밖에 없습니다. 다만, 기기를 선택할 때에는 부작용에 대해 고심해야 합니다. 피부에 전기를 흘려주는 행위는 주의해야 합니다. 기기를 만드는 회사는 인체에 해를 미칠 정도로 강한 전류가 아니고 무해하다고 하지만 모든 사람에게 적용되는 말은 아닙니다. 사람마다 피부 강도가 다르고 심지어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물질도 전부 다르듯이 전류에 의해 알레르기와 같은 반응이 일어나는 사람들은 있습니다. 그리고 피부가 예민한 사람들 또는 회복되는 속도가 늦은 분들도 주의하여야 합니다. 기기를 사용하면 피부는 외부 충격을 받는 것과 같은 반응을 나타냅니다. 전기도 외부에서 가해지는 충격으로 인식하는 것이지요.

기기에 알맞은 화장품이 있는가?

기기를 사용하면 어떤 화장품이든 피부 흡수가 촉진됩니다. 때문에 굳이 특정한 화장품을 사용해야 하는 이유는 없습니다. 만약 기기가 양이온을 발산한다면 비타민이나 전하를 가진 효능물질이 들어있는 화장품을 사용할 때 효과가 배가 될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이 기기를 사용할 때는 꼭 이 제품을 사용해야만 해요'하는 업체의 상술에 놀아날 필요는 없습니다. 이렇게 짝지은 화장품의 대부분은 비타민 C를 함유한 화장품일 것이기에, 시중에 파는 비타민 C 화장품을 사서 발라주어도 좋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화장품은 피부와의 끊임없는 싸움을 통해 발전하고 있습니다. 좋은 물질을 조금이라도 더 침투시키기 위한 100년 전쟁이지요. 다만, 의욕이 너무 앞서면 좋지 않은 결과를 맞이 할 수 있습니다. 소비자들도 급진적으로 변하는 제품을 사용할 때는 내 피부에 맞는지 테스트해보면서 사용하는 것이 좋습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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