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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티칼럼] 마스크팩 해부학

  소개팅을 앞둔 저녁, 침대에 누워 마스크팩을 올리고 잠든 기억이 있으신가요? 10여 년 전만 하여도 마스크팩은 특별한 날에만 사용하는 1회성 제품이었습니다. 그러나 최근 마스크팩 시장은 급팽창했습니다. 대한화장품협회 자료(업계 추정)에 따르면 마스크 팩 시장은 2007년 1,080억 원에서 2014년 2,917억 원으로 무려 3배 가까이 성장하였으며, 올해는 4,000억 원 규모를 형성할 것이라 합니다. 이는 기초화장용 제품 중 가장 높은 증가율입니다. 불과 몇 년 전만 하여도 마스크팩은 길거리 로드샵에서만 판매하는 저가 아이템이었습니다. 그러나 백화점에 가 보면 한 장에 10만 원이 넘는 마스크팩도 버젓이 진열되어 있습니다. 마스크팩 하나로 기업가치가 10배 넘게 상승한 회사도 생겨났다고 합니다.


  마스크팩이 히트 상품이 된 첫 번째 이유는 홈쇼핑에서 보여주는 시각적 효과와 카운셀링 기법이 마스크팩과 절묘한 궁합으로 맞아떨어졌기 때문입니다. 마스크팩은 한 개씩 포장되어 있는 제품이기에 매장에서는 소비자를 대상으로 시연할 수 없는 제품이었습니다. 발라보고 구매하는 타제품 대비 판매량이 높을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홈쇼핑에서는 쇼호스트들이 얼굴에 마스크팩을 붙여놓고 맛깔나게 제품을 소개해주니 그 효과를 간접체험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오히려 크림이나 에센스보다 시각적 모습을 더 보여줄 수 있어 높은 매출을 올릴 수 있었습니다. 저렴한 가격에 대량으로 구매할 수 있다는 점도 홈쇼핑에서는 효과적으로 작용하지요.


  마스크팩의 두 번째 도약은 한류 열풍을 등에 업고 진출한 중국에서의 대성공 때문입니다. 펑리위안 여사가 한국에 방문했을 때 마스크팩을 구매했다는 얘기가 돌 정도로 중국인들은 마스크팩을 좋아합니다. 마스크팩 한 장에 과량의 에센스가 함침 되어 있어 단기간에 효과를 볼 수 있고, 가격이 저렴하다는 장점 때문에 마스크팩을 좋아한다고 합니다. 한국에서 개발한 마스크팩의 품질력이 우수하고 효과가 좋다고 소문이 났기에 한국에 놀러 오면 마스크팩을 대량으로 구매해 간다고 합니다. 명동에서는 양손에 마스크팩을 가득 담은 쇼핑백을 든 유커를 수 없이 볼 수 있습니다.


  마스크팩의 흐름을 보면 크게 두 번 변화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1세대 마스크팩은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부직포 마스크팩입니다. 한지, 셀룰로오스 등의 원단을 직조 방식으로 만든 부직포에 에센스를 함침 시켜 놓은 제품입니다. 부직포는 에센스를 장시간 피부에 올려놓을 수 있는 지지체의 역할만 했었습니다. 그 후 하이드로겔로 만든 2세대 마스크팩이 탄생했습니다. 투명하고 묵처럼 생긴 겔이 얼굴에 닿는 순간 ‘아 차가워!’를 외치게 되는 하이드로겔은 피부에 수분을 장시간 공급해 줄 수 있는 장점으로 여름철 필수 아이템으로 자리 잡았고 한동안 마스크팩 시장을 호령하였습니다. 3세대 마스크팩은 미생물 발효기법으로 탄생한 바이오 셀룰로오스 마스크팩입니다. 바이오 셀룰로오스 마스크는 기존 하이드로겔 마스크가 가지고 있던 단점을 해결한 제품으로 밀착력이 우수하고 부드러워 제2의 피부라고도 불립니다.


  여름철 강한 열기로 지친 피부를 시원한 마스크팩으로 진정시키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어느 유명 메이크업 아티스트는 자신의 노하우 중 하나로 메이크업을 하기 전 마스크팩을 피부에 15분간 올려놓고 시작한다고 합니다. 마스크팩을 하게 되면 과량의 화장품 또는 수분이 피부로 스며들게 됩니다. 때문에 피부가 촉촉해지고 부드러워지는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또한 피부에 충분한 수분이 흡수된 상태이기 때문에 피부가 깨끗하게 정돈되어 화장이 잘 받게 됩니다.


  마스크팩은 10분 이상 사용해야 그 효과를 제대로 볼 수 있는 제품이기에 기초화장 마무리 후 취침 전 사용하시면 큰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취침하는 동안 과량의 수분과 화장품이 피부로 흡수되어 다음날 피부가 정돈된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가끔씩 사용하는 마스크팩은 피부 시간을 돌려주는 마법의 열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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