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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상일기 / 북해바다

멀미

by 노르웨이신박

폭풍이 도착했다. 아침에 파도 2미터, 10노트였던 바람이 순간 파도 6미터, 바람 40노트로 돌변했다. 1노트는 1 헤리(약 1.8킬로미터)를 1시간에 이동하는 속도다. 40 노트면 간단히 계산해 100미터를 5초에 달리는 속도다. 엄청 빠른 바람이다. 모든 작업이 중단되었고, 선장은 항구로 피항을 결정했다. 피항을 준비하다 말고 선장은 다시 회의를 소집했다. 폭풍예보에 주변 배들이 모두 노르웨이 항구로 피항해 항구에 자리가 없다는 것이다. 한동안 인근에서 대기하는 것으로 결정했고, 메딕이 회의장에 들어와 멀미에 대한 주의사항을 전달했다.

멀미에 걸리지 않으려면 설탕과 커피를 드시면 안 됩니다.

갑자기 회의실 안에 조용해졌다. 테이블 한쪽에는 노르웨이 사람들이 나란히 앉아 있었고, 그 반대쪽에는 영국사람들, 필리핀 사람들이 주로 앉아 있었다. 노르웨이 사람들은 서로를 바라보며 아무 말을 하지 못했다. 적막을 깨고 노르웨이 사람 ROV매니저가 한마디 하자, 회의실은 빵 터졌다.

I will take a chance!

이게 의역하면 무슨 뜻일까….. 요? (갑자기 영어퀴즈)

답: 난 차라리 멀미를 택하겠소…

하여간 노르웨이 사람들의 커피에 대한 사랑은 알아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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