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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르웨이신박 Oct 18. 2024

동해바다/항구

최종회

스탠바이  스테이션! 스탠바이  스테이션!


항구가 가까워 왔다는 방송이다.


마린크류들은 각자 맡은 위치에서 대기한다. 지난번에 항구에 접안할때 로프가 스큐류에 감겨 애를 먹은 적이 있었다. 선장은 각별히 긴장하는 듯 했다.


나도 이번 포트콜을 마지막으로 하선하게 된다. 오래동안 배를 탔다. 앤더스가 내 뒤를 잇는다.


항구에 내렸다. 계절이 바뀌였다.


거칠었지만 온화했던 현장에서의 바람이, 차갑게 콧끝을 애인다. 거추장스럽던 목토시를 추겨 올려보지만 이내 움추려들고 만다.


그래도 두 다리를 단단한 땅에 붙이고 서 있으니...그것으로 충분하다.


배는 몇 일을 항구에서 보내고 다시 현장으로 나간다. 남아 있는 일을 마무리해야한다.


그동안 함께 했던 모든 작업자들이 안전하게 일을 마무리하길 바란다.    


차가워진 바람이 다시 온화해지길 바란다.


함께 했던 모두가 따듯한 겨울을 맞이하길 바래본다.


선상일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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