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번째 자켓 M28이 도착했다. 2천 톤이 넘는 3 legs 자켓에 기초는 석션 버켓이다. 카고바지에 싣려 온 키가 90미터가 넘는 자켓은 우리를 다시 압도했다. 무어링 작업과 바지 발라스트 작업을 통해 자켓을 S7000 곁으로 점차 끓어 당겼다. 먼저 석션 펌프유닛을 하나하나 버켓상부 trunk에 연결하고, FLT 리프팅 툴을 자켓 상단에 mount 시키면 일단 자켓을 들어 올릴 준비 끝. 작업자들이 바지로 건너가, seafastening 절단하고 나면, 2천 톤이 넘는 자켓은 7천 톤 크레인에 가볍게 몸을 맡긴다. 자켓을 들어 올린 S7000은 정확한 자켓 설치위치로 re-positioning을 하고 자켓을 물속으로 서서히 가라앉히기 시작한다. 50미터가 넘는 수심으로 서서히 가라앉은 자켓은 지반 위 3미터에서 멈춰 선다. Touch down 준비 전 마지막 점검. 이때부터 사무실에는 긴장이 감돌기 시작한다. 먼저 각종 센서를 제로세팅하고, 해저면 상태를 2대의 ROV고 재차 survey 한다.
미리 해저면에 설치해 놓은 레퍼런스 스테이션과 펌프유닛과의 송신을 재확인하고, 모든 데이터가 현장사무실과 오슬로 백업 오피르소 전송되는 것이 확인되면 모든 준비가 끝난 것이다. 현장 사무실에 10여 명 가까이 모여 모니터를 응시한다. 여기에는 시공사, vessel operator, 펌프 기술자, 그리고 지반전문가 (계측전문가 1명, 지반엔지니어 1명)만 남고, main deck에 크레인 operator와 소통한다. 이제 모든 사람들은 지반엔지니어의 터치다운 지시만을 기다린다. 이때 좀 뜸을 들여 줘야 재맛이다.
터치다운!
터치다운 오더와 동시에 내려앉는 거대한 재킷은 해저면에 닿는 순간 웅장한 모래구름을 일으킨며 서서히 지반에 관입되기 시작한다. 이것이 바로 그 유명한 셀프웨이트 페네트레이션.ㅎ
심도가 너무 낮으면 리키지가 발생할 수 있고, 너무 깊으면 부등침하가 발생할 수 있다. 자켓과 해저면을 좀 진정시키고 이제 플로우를 가하기 시작한다. 이론상 버켓 안에 있는 물을 빼면서 버켓 안과 버켓 밖에 수압차이(differential pressure)가 발생하여, 이 수압차이가 지반의 저항력보다 크면 버켓기초가 관입되는 원리이다. 이제 서서히 플로우량은 증가시키면서, 수직도를 맞춰가면서, 히빙에 주의하면서, 리키지를 조심하면서, 점차 타깃 페네트레이션 깊이까지 관입해야 한다. 4시간이 조금 지나 최종 관입 심도 9.5 미터까지, 수직도 0.02도를 맞추며 최종 관입을 마쳤다.
휴.
무슨 우주선 하나를 달나라에 무사히 착륙시킨 모양으로 깊은 한숨을 내쉰다. 긴장했던 첫 번째 자켓 공사를 무사히 마치자 어느새 밤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