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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르웨이신박 Oct 18. 2024

영국바다/긴장

하루 2교대로 24시간 근무를 하기 때문에 쉬어야 한다고 쉴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래도 당행이 날씨 스댄바이 덕분에 하루 휴식을 취할 수 있었다.  


우리가 새롭게 도착한 곳은 M14. 지반조건이 한마디로 챌린지하다. 실트질이 많이 함유되어 있는 지반은 강한 주면 마찰력을 일으키며 버켓의 관입을 완강히 거부했다.


자켓을 터치다운 시키고, 자중에 의한 침하를 기다리는데, 시작부터 문제였다.  자켓이 한쪽으로 기울는 tilt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자켓의 중심을 맞추는 bulls eye 가 초기 허용치 3도를 벗어나기 시작했다. 비상이었다. 다른 한쪽에 펌프를 가해 수평을 맞추려고 했는데, 이번에는 파이핑(piping)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파이핑이 심해시면 버켓 내부에 압력에 걸리지 않고, 자칫 방심하면 히빙이 발생할 수 있다. 몇 가지 특단의 조치를 통해 간신히 자켓의 tilt를 잡아갈 수 있었다.


자켓의 수평을 나타내는 bulls eye를 허용치 안으로 끌어들였다.  하지만 예상했던 데로 실트질이 많이 포함되어 있는 지반은 강한 주면 마찰력을 일으키며 수압차이가 differential pressure가 버클링 리미트에 근접하기 시작했다. 버켓 구조물에 손상을 발생시킬 수 있는 수압차이였다. 다시 flow를 낮춰야만 했다. 한 문제를 잡으면 또 다른 문제가 발생하고, 그 문제를 잡으로 또 새로운 문제가 발생했다.  


이렇게 길고 긴 여정은 꼬박 하루가 지나,


target 심도인 9.5미터를 관입하면서 잘 마무리가 되었다.


30여 시간 동안 컨트롤 룸 책상 위에서 긴장 속에서 간신히 붙잡고 있던 정신줄을 이제야 내려놓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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