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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르웨이신박 Oct 18. 2024

영국마다/메인텍

최종회

S7000 E17에서 pre-installation survey 마치고 K19 도착했다. 자켓 시공을 위한 펌프 테스트도 끝냈고, 몇 개의 케이블도 교체했다. 하루 쉬어서인지 작업자들도 에너지가 넘쳐 보인다. 


그러나, 자켓은 아직 저 멀리 수평선 너머로도 보이질 않는다. 스코틀랜드 Nigg 항구에서 자켓 선적이 지연되고 있다는 소식이 bridge를 통해 전해진다.


S7000경우 하루 바다에 떠 있는 것만으로도 어림잡아 40-50만 유로는 거뜬히 해치우는 놈이다. (개인 예상). 거기에 기술자들 150여 명. 내 인건비도 거기에 포함되어 있겠지.


해상작업에 있어서는 그만큼 logistics과 planB가 중요하다. 전장에서 싸우는 전사들에게 적시적소에 무기과 식량을 적절히 공급해 주는 것만큼 전쟁 승리에 중요 것이 없듯. 이 작업하기 좋은 날씨에 자켓이 도착하지 않아, 작업대기를 하고 있다니. 나를 포함한 작업자들은 따듯한 햇살 아래 느긋한 마음으로 일요일 오후시간을 보내고 있지만, 누군가는 똥줄이 엄청 타고 있겠지.


오랜만에 메인 deck에서 작업하는 작업자들이 화기애애하다.


따듯한 햇살, 흘린 땀을 식혀주는 시원한 바람, 조용히 들려오는 붕붕 거리는 엔진소리, 여기저기 간간이 들려오는 노랫소리까지. 여기에 누군가 맥주 한 병씩을 주어준다면 영화의 한 장면 같이 더할 나위 없겠지만, 해상에서는 알코올절대금지다.


일요일 오후.

메인텍에서의 하루는 이렇게 마무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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