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번째 자켓 시공을 마치자마자, 저 멀리 무어링을 기다리고 있는 두 번째 자켓이 보인다. 우리는 두 번째 자켓이 위치할 M29으로 자리를 옮겼다. 자켓을 시공하기 전에 사전에 조사한 지반조사 CPT 결과와 설계도서를 검토하고 시공 전략을 세운다. 다행히 M29의 지반조건이 까다롭지 않아 무난히 시공이 될 것 같아 주변을 안심시켰다.
어제와 같이 시공이 시작되었고, M29는 역시나 문안하게 자켓을 타깃 페네트레이션 심도까지 무난히 안착시켜 주었다.
휴.
두 번째 자켓 공사를 마치고 나니, 순간 그동안 긴장했던 몸이 한꺼번에 풀려버렸다.
일찍 잠자리에 들었지만 으슬으슬 몸살이 오는 것 같더니, 새벽에 몸살과 두통으로 잠을 더 이상 잘 수가 없d어 버티고 버티다 메틱을 찾아갔다. (사실, 아프면 바로 메틱을 찾아가야 한다.)
다행히 코비드는 아니었지만 체온 38도. 무슨 바이러스성 어쩌고저쩌고 하는데, 그냥 몸살이 온 거다. 덩치가 무척 큰 메틱은 이 상태로는 더 이상 작업을 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덩치는 산만한데 목소리는 무척이나 가벼운 고음의 목소리로 전화기를 들며 재촉한다.
"후 이즈 유어 보스? 후 이즈 유어 보스? 콜 힘! 콜 힘! "
나는 목이 잠겨 잘 나오질 않는 목소리지만, 낮고 중후한 목소리로 메틱의 귀에 다가가 조용히 대답했다.
"아이엠 어 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