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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상일기 /11/ - 북해 겨울 바다

감사

by 노르웨이신박

망망대해. 360도를 둘러봐도 끝이 없는 수평선. 주변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잡을 것도, 숨을 곳도, 기댈 곳도 없는 아득하고 막막한 바다.

그 위에 떠 있는 작은 배 하나.

꿀렁이는 성난 파도가 한 입에 삼켜 버려도 기별도 가지 않을 작은 배.


3천 킬로가 넘는 항해길

11미터의 파도

추운 겨울 바다

한 치 앞이 안 보이는 자욱한 안개

계절 바이러스

교대 없는 24-7

장비 고장 없이

안전사고 없이

누구 하나 다친 사람 없이


모든 일이 잘 된 것은


주위를 둘러봐도 아무도 없는 것 같지만,


나를 겹겹이 둘러싼 하나님의 은혜가 아니고서야 이 모든 걸 어찌 설명할 수 있으랴...


감사하고 감사하다.


이제 항구에 도착했습니다.


/2024.12 폴란드 Gdansk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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