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
망망대해. 360도를 둘러봐도 끝이 없는 수평선. 주변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잡을 것도, 숨을 곳도, 기댈 곳도 없는 아득하고 막막한 바다.
그 위에 떠 있는 작은 배 하나.
꿀렁이는 성난 파도가 한 입에 삼켜 버려도 기별도 가지 않을 작은 배.
3천 킬로가 넘는 항해길
11미터의 파도
추운 겨울 바다
한 치 앞이 안 보이는 자욱한 안개
계절 바이러스
교대 없는 24-7
장비 고장 없이
안전사고 없이
누구 하나 다친 사람 없이
모든 일이 잘 된 것은
주위를 둘러봐도 아무도 없는 것 같지만,
나를 겹겹이 둘러싼 하나님의 은혜가 아니고서야 이 모든 걸 어찌 설명할 수 있으랴...
감사하고 감사하다.
이제 항구에 도착했습니다.
/2024.12 폴란드 Gdansk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