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지지 못하는 떠나가지 못하는
이직에 대해 생각하다 보니, 문득 그것은 연애라는 것과 꼭 닮아 있는 게 아닌가. 우리가 여러 사람들과 연애를 해보고 결혼을 하는 것처럼, 어쩌면 일도 여러 가지를 해봄으로써 자기에게 꼭 맞는 일을 찾아가는 것이 아닐까? 그러므로 이직은 단지 자신의 진정한 행복을 찾아가는 과정이자 과도기일 뿐인 것이다.
흔한 대한민국 이십 대 후반의 여자로서 그 둘을 비해 지금 만나는 상대가 석연치 않아도 딱히 헤어질 이유를 못 찾거나 혹은 아직 알 수 없는 이 다음 만남에 대한 불확실이 주는 불안감에 쉬이 헤어지지 못하고 그대로 머물기도 한다 점에서 같은 맥락에서 이해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그처럼 지금 내게 있어서 이직은 더 그러한 것일 수도 있다. 이러니 저러니해도 이 곳에서 단점만 찾는 혹은 용기가 없어 막상 행동하지 못하는 자신에 대한 변명이라 치부해버리면 할 말이 없지만, 문득 든 생각이 이렇다, 뭐. 내게 맞는 직업을 찾아다니는 것은 내게 잘 맞는 배우자를 찾아 시행착오를 겪는 연애기간과 다르지 않으며 그것은 매우 조심스러운 일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