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발로 들어간 네모 반듯한 건물의 네모 반듯한 사무실에서 네모 반듯한 책상 위에 네모 반듯한 모니터를 보고 심지어 네모 반듯한 엑셀을 두드리는 매일에 네모난 계산기인 나는 요즘 네모난 블라인드 너머 바깥세상을 그린다. 고작 한시간 남짓한 점심시간에 밖으로 나가, 고개를 꺾어 위를 보아도 끝이 보이지 않는 테두리 없는 하늘을 향해 한껏 기지개를 펴고 행복해하는 자신을 발견하자니 해나는 날이면 돗자리 싸안고 밖으로 뛰쳐나가는 영국인들의 마음과 같다는 것을 깨달았다. 업무중 담배를 핑계삼아 밖으로 나가는 남자들을 보면 틈틈이 청명한 하늘을 보고 오면 참신한 생각들이 더 나지 않을까 애꿎은 담배안피는 자신을 탓하는 망할 생각까지 든다. 호주의 그 티끝없이 파릇한 하늘이 그리운 요즘은 창 밖에 저 맑은 하늘을 동경한다. 난 빠삐용도 아닌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