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받고 수련 중입니다.
주 3회, 이른 아침, 1시간, 나는 청소라는 단순한 행위를 통해 몸의 감각을 깨우고, 마음을 돌아보는 훈련을 하고 있다. 오늘까지, 31시간, 31일째 하고 있다.
스터디 카페 청소는 8시 전까지만 마치면 되지만, 나는 늘 7시 전에 끝내는 것을 나만의 기준처럼 지켜왔다.
누가 시킨 것도 아니고, 누가 확인하는 것도 아니지만, 가능하면 일찍 일어나는 습관을 갖기 위한 나름의 최소한의 선 같았다. 새벽이라는 이른 아침, 나의 움직임이 누군가를 위해 공부하기에 쾌적하고, 정돈된 공간을 만들어 두고 오는 것이므로, 이러한 행위는 나 스스로를 다잡는 하나의 방식이기도 했다.
그런데, 지난주, 28일째 되는 아침.
5시 30분 알람을 언제 끈지도 모르게, 잠이 들어서 눈을 떠보니, 6시 30분이었다. 지난밤, 갑자기 더워진 날씨 때문에 상담실의 에어컨을 켰다, 껐다 반복하던 상담실의 온도차 때문인지 전날 밤부터 몸이 잔뜩 무거웠다. 게다가 남편까지 출장 중이어서 혼자 한없이 잠에 빠져 있었나 보다. 시간을 확인하고 나는 너무나 놀랬다. 그 순간 머릿속이 하얘져서 잠깐이지만 블랙아웃 상태가 되었다. 바로 정신이 급하게 돌아와 마치 뇌의 전기가 켜진 느낌이었다. 벌떡 일어나 대강 세수를 하고, 헤드셋, 핸드폰만 들고 급하게 밖으로 뛰어나갔다. 평상시라면 여유롭게 적당한 속도에 경쾌한 느낌으로 걸어갔을 텐데, 내 걸음은 조깅의 속도로 급해 있었다. 실제로 늦은 건 아니지만, 가능하면 아무도 없을 때 일을 끝내야 마치고 싶었다. 그래야만, 내가 마치 '우렁각시'처럼, 조용히 공간을 정돈해 주고 사라지는 존재로 남아 학생들을 방해하고 싶지 않았다.
이른 아침 가벼운 마음으로 공부하러 온 학생들에게 문을 열자마자, 청소기 소음이 들린다면, 그들의 하루를 를 망치는 순간이 될 수 있기 때문에 그 생각만으로도 너무 미안한 마음이 들 것 같았다.
바로 청소를 시작했다. 순식간에 청소를 마무리하고 시간을 보니, 30분이었다.
늘 여유롭게 하던 청소가 이렇게 짧은 시간 안에 마친 건 처음이었다. “이렇게도 끝낼 수 있었구나.” 이미 익숙해진 청소 루틴은 내 손과 발을 기계처럼 착착 빠르게 움직였고, 모든 단계를 다 완료했음에도 시간을 단축할 수 있었다.
그 상황 자체는 급박했지만, 그 안에서도 나는 나름의 방식으로 해결하고 있었던 것이다.
10분 정도 더 꼼꼼히 정리한 뒤 나오는 길에 상가 복도에서 첫 번째 학생과 마주쳤다.
다행이다, 정말 다행이다. 그게 그날의 유일한 안도였다.
하지만, 다음 날, 더 일찍 일어나자고 다짐했지만 눈을 뜬 시간은 전날과 똑같았다. 몸 상태는 여전히 무거웠고, 잠에서 깨어나자마자 어제와 같은 상황이 반복되고 있었다. 어제의 경험 덕분에 서두리지 않고도 적당한 시간에 청소를 마무리할 수 있었지만, 돌아오는 길, 마음속에서는 또 같은 질문이 반복되었다.
“나는 도대체 왜 이럴까.”
“어떻게 또 늦게 일어나지?”
“계속 이렇게 되는 건 아닐까?”
그 생각은 하나에서 멈추지 않았다.
“이러다 습관이 되는 거 아니야?”
“나는 나 자신과의 약속도 못 지키는 사람인가 봐.”
작은 실수 하나에서 시작된 생각은 점점 불어난 걱정과 판단으로 이어졌고, 그 흐름은 나를 조용히 아래로 끌고 내려갔다.
그러다, 잠시 멈춰, 나의 감정을 바라보기 시작했다.
"잠깐!"
"아팠잖아."
"그럴 수 있어. 8시 전까지만 하면 되는 일이었고, 애초에 이 일을 시작한 건 매일 정해진 시간에 일어나고 싶었기 때문이었잖아."
"그날 6시 30분에 일어난 것도 사실, 충분히 이른 아침이야."
대신, 유익한 책 듣기에 집중할 수 없었던 것은 내가 이 일을 시작하고, 계속 해온 나의 동기와 가치 있는 시간을 내 조급함에 미뤄낸 상황을 바라보게 되었다.
나의 실수를 긍정적인 시각으로 보려고 노력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현재 상황에 집중해 보니, 이틀 간의 나의 행동들이 충분히 의미 있는 시간이 되었다.
예전 같았으면 그저 실수했다며 자책하고, 부정적인 생각의 늪에 빠졌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번엔 달랐다.
내가 스스로를 바라보고, 놓치고 있던 마음의 중심을 다시 잡으려는 움직임이 있었고, 실행했다.
그러니 너무 나 자신을 몰아붙이지 말자!
알람이 울리면 뭉그적(?) 거리지 말고, 다시 잠들지 않도록 벌떡 일어나는 연습을 하나씩 해보면 돼.
실수라고 생각하고, 나를 부정적으로 몰고 갈 수도 있었지만, 생각의 늪에서 허우적 대지 않고, 스스로를 늪을 빠져나온, 스스로 건져낸(?) 오늘의 나에게 충분히 잘했다고 말해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