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받고 수련 중입니다.
알람 없이 일어난 아침
오늘을 위해 어제 11시에 잠자리에 들었다.
평소 같았으면 컴퓨터 앞에서 일을 하고 있었겠지만, 어제만큼은 건강을 우선 챙기자는 마음으로 조금 일찍 침대에 누웠고, 금세 스르르 잠이 들었던 것 같다.
새벽 5시.
알람 없이 눈이 떠졌다.
일찍 일어난 김에 집안을 한 바퀴 둘러보고 조용히 정리를 했다.
정신도 맑아지고, 마음도 정리가 되었다.
헤드폰을 쓰고, 집을 나섰다.
새롭게 듣게 된 책의 제목은 [실패를 생각하지 않는 연습]이다.
실패를 생각하지 않는 연습이라는 제목은 이 책에 관심을 가지도록 한 이유가 됐다.
사실 나는 실패에 대한 두려움으로 실행하는 것을 주저할 때가 있다.
너무 큰 의미를 두고 생각이 깊어지기 때문에 깊어진 생각은 실행을 주저하게 된다.
성공이라는 실을 이어가려면, 실패의 바늘을 잘 사용해야 한다는 생각을 해 보았다.
이 책은 과연 어떤 내용일까?
요즘 나는 오래전부터 계획했던 일을 마침내 실행해야 하는 시점에 서 있다.
그래서일까, 여러 가지 생각들이 머릿속에서 교차하며 가끔은 부정적인 감정에 휩싸이곤 한다.
그럴수록 마음을 다독이며, 조금씩 차근차근 준비하는 중이다.
[실패를 생각하지 않는 연습]
이 책의 제목이 눈에 들어왔다.
그 순간, "지금 내게 꼭 필요한 메시지다"라는 생각이 들었고, 망설임 없이 책을 선택하게 되었다.
저자는 초등학교 시절부터 대학까지 농구선수로 활동한 스포츠심리상담가로, 선수들의 강한 맨 탈유지법을 다양한 사례와 함께 설명해 준다.
나는 늘 궁금했다.
승패가 모든 것을 좌우하는 세계에서. 선수들은 어떻게 패배를 받아들이고 다시 일어서는 걸까?
최선의 노력을 했음에도 패배했을 때는 멘털이 무너질 수밖에 없다.
선수 중에는 아주 나이 어린 선수들도 많은데, 그들은 어떻게 그렇게 힘든 순간을 버텨내고 다시 일어설 수 있을까? 도대체 무엇을 붙잡고 버틸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들었다.
호기심을 가지고, 플레이를 눌렀다.
책을 추천하는 사람 중에 e스포츠의 전설 같은 존재, '페이커'도 있었다.
게다가 저자와 페이커의 상담 사례도 등장해 더욱 몰입하게 되었다.
승부의 세계 속 감정과 회복에 대한 이야기는 묘하게 내 일상과도 닿아 있었다.
저자 역시 평범한 우리의 일상과도 같다고 말한다.
[실패를 생각하지 않는 연습]
성공이란, 손에 잡히는 금전적인 부분과 연결 짓는 것 외에 돈보다 더 소중한 가치에 있다는 것을 이야기했다. 확실하게 눈에 보이는 돈으로 성공의 잣대를 두지 않고, 불확실함 속에서 자신이 정한 '꿈'을 찾는 것, 이것을 성공으로 정의하는 것이다. 성공을 한다는 것은 사람을 매우 들뜨게 하는 달콤함이 존재한다. 하지만, 단맛 나는 결과물만 관심을 두어서는 안 된다. 성공에만 집중하다 보면, 성공의 반대편에서 성공하기 위해 반드시 견디고 이겨내야 하는 고통을 등한시할 수 있기 때문에 늘 깨어있어야 한다. 고통을 이겨낸 유명한 스포츠인들 손흥민, 김연경, 페이커 등등. 그들이 성공이라는 욕망을 채우기 위해 과정에 집중해야 하는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를 위해서는 생각의 늪에 빠지지 않도록, 깊이 생각하지 않고, 스스로 행동하는 동기의 불씨를 만들고, 꺼지지 않도록 유지해야 한다. 각자의 성공, 즉, 목표는 추상적이지 않고 어느 정도 실현가능해야 한다. 또한 단기적이고 세분화된 목표를 설정해야 한다는 일반적으로 우리가 알고 있는 사실을 말하고 있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잘 알고 있지만, 행동으로 실천하는 것이 가장 어려운 것이라고 작가는 이야기했다.
오늘 들은 내용 중 현재 e스포츠에서 독보적인 위치인 페이커의 상담과정은 매우 인상적이었다. 사실 나는 페이크를 안 지 얼마 되지 않았다. 저자 역시 나와 비슷했었다고 한다. 2018년 처음 저자는 페이크를 만났다고 한다. 당시 페이커는 연이은 패배 속에서 '은퇴를 고려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비관적인 분위기에 놓여있었다. 겉으로는 완벽하고 단단한 선수로 보이지만, 그에게도 길을 잃고 흔들렸던 시간이 있었던 것이다. 상담을 통해 드러난 그의 내면은 생각보다 훨씬 깊었다. 그는 단순히 '우승'이 목표가 아니었다. 우승을 넘어 '최고'가 되고자 하는 사람이다. 자신의 강점을 알고, 강정은 더욱 개발하는 것은 물론, 자신의 약점을 날카롭게 분석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지독할 만큼 노력하는 사람이었다. 우연히 그가 출연한 프로그램을 본 적이 있다.
놀랍게도 표정에 미세한 변화조차 없었다. 그래서 '페이커'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마치 강물 위에 큰 돌을 던져도 파장이 일지 않을 것 같은 평정심이 보였다. 하지만, 그도 상담 과정에서 자신을 짓누르던 압박과 스트레스를 이야기하며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그와의 상담내용은 동의하에 책에 일부 공개되었고, 나는 그 대목을 읽으며 잠시 멈춰 섰다.
실패는 누구에게나 찾아온다.
하지만, 실패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어떻게 지나 보내느냐에 따라
그 사람의 다음이 달라진다.
익숙한 진리였지만,
이 책은 그 사실을
다시금 마음 깊이 새기게 해 주었다.
결국 실패와 성공은
늘 함께라는 생각이 들었다.
바늘이 먼저 아프게 찌르고 나면,
실이 다시 그 자리를 지나며
천을 이어 붙인다.
즉, 바늘은 곧 실패고, 실은 성공이다.
언제나 바늘이 먼저 나아가고, 성공은 그 뒤를 따라간다.
생각해 보면 바느질은 한 번의 고통으로는 완성되지 않는다.
여러 번 바늘과 실이 오가야 비로소 여러 조각의 천이 연결되어 결과물이 완성된다.
그리고, 단정한 앞면 뒤에는 언제나 수많은 실패의 흔적, 바느질 자국들이 고스란히 남게 된다.
바느질이 서툴수록, 그 뒷면은 더욱 복잡하고 지저분해 보이기도 한다.
이리저리 헤맨 실밥의 흔적이 그대로 엉켜있다.
누군가에게는 볼품없고 서툴게 보일지 몰라도 나는 안다.
그 실밥 사이에 얼마나 많은 망설임과 용기,
그리고, 몇 번이고 다시 해보려고 했던 나의 노력이 담겨 있는지를... 생각하게 된다.
오늘로써 1시간씩 33일째, 총 33시간 동안 스터디카페 청소를 했다.
어제 스터디카페의 실내 에어컨이 다소 추웠는지, 무릎 담요 사용이 많았다. 흐트러져 있는 있는 담요들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각자의 자리에 놓인 개인 담요와 스터디카페 담요를 예쁘게 접어 정리해 두었다. 괜히 개인 담요까지 접어주면 전체 청소 시간이 지연될 수 있다는 생각이 잠시 스쳤지만, 곧바로 생각을 비우고, 다음 청소 단계로 넘어갔고, 어느새 나는 모든 청소를 마무리했다.
이제는 1시간이 채 걸리지 않는다.
반복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손에 익은 동선이 생기고, 청소 단계가 구조화된 덕분에 이제는 약 45-50분이면 모든 정리를 마칠 수 있었다. 이렇게 깨끗한 공간을 만들어 나가는 반복적인 행동에 집중하게 되면서 처음 해보는 청소 아르바이트에 익숙해지고, 조금씩 생각이 정돈되고 마음을 다지게 된다.
1시간의 작은 루틴을 만드는 과정에서 나 역시 조금씩 성장하고 있음에 감사한 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