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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걷는다 Sep 27. 2020

미니멀라이프로 가는 길 (4)

책 한 권을 소유하기까지

이러저러한 변화 중 스스로 참 재미있는 현상을 본다.

나의 책에 대한 궁금증은 갈수록 장르가 넓어진다는 점 그리고 만나는 사람 관계는 갈수록 좁아진다는 점이다. 굳이 말하자면 독서취향은 맥시멀리스트가 되어가고 인간관계는 미니멀리즘으로 가고 있다고 볼 수 있겠다.

자의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관계는 수퍼울트라미니멀리즘으로

어릴 땐 소설만 재미있었다. 열 권을 읽으면 그중에 일고 여덟 권은 소설이었다. 나머지 두세권 역시 소설의 당의정을 입은 역사책들. 자기 계발서는 북 러버가 읽으면 안 될 카테고리로 여긴 적도 있었는데 지금은 장바구니 상위 메뉴에 있다.

그리고 요즘은 과학이야기, 철학이야기가 소설만큼 재미있다.



여하튼

① 장르 불문하고 궁금한 책이 매우 많다. → ② 읽고 싶은 책을 다 사서 쌓아놓고 볼 수는 없다.

는 사람은 필연적으로 몇 가지의 해소법을 갖고 있는데


0. 인터넷서점에 들어가 미리보기를 클릭해서 읽어본다. 오랜만이 아닌 자주 하는 일이므로 주로 신간이나 베스트셀러, 그때의 상황에 따라 필요한 실용서 위주다.

→ 읽고 싶은 책 발견, 장바구니로.


1. 정기적으로 광화문에 간다.

장바구니에 넣어뒀던 책 목록과 현장에서 눈이 가는 책들, 그때그때 관심이 가는 분야 위주로 리스트를 뽑아서 다 훑는다.


2. 도서관을 이용한다.

가장 오래된 방법. 특히 신간의 경우 <희망도서>를 적극 활용한다. 내가 다니는 도서관은 한 달에 인당 2권까지 신청할 수 있는데 도착 통보까지 시간이 좀 걸린다는 단점이 있다.

책 한 권이 300페이지라도 결국 남기고 싶은 건 한 두 페이지. 나는 한 손에 쏙 들어오는 1 paragraph 다이어리에 좋았던 부분을 필사해두는데 그 노트가 벌써 여러 권이다. 여행 갈 때 가방에 쏙 넣고 가기 딱이다.   

그러나 올해는 도서관 덕을 못 봤다. 열렸다 닫혔다... 열릴 때 조차도 내가 방문할 수 없는 시간대이고 그러다 보니 자연히 이전엔 염두에 두지 않던 다른 방법을 시작하게 되었다.


3. 앱북을 이용한다.

이제 시작한 지 두 달 정도 된, 나에겐 최신 방법인데 잠들기 전에 듣는 오디오북은 벌써 습관이 되었다. 스크랩은 가장 애용하는 기능이다. 아쉬운 점은 책의 종류가 충분치 않다는 것. 그러나 프롤로그부터 에필로그까지 모든 챕터를 정독하지 않는 책을 읽기에는 딱이고, 무엇보다 스마트폰 앱을 이용하는 것이니 어디서든 바로 펼쳐볼 수 있다는 편의성은 도저히 대안이 없는 장점이다.

전용 리더기를 살까도 생각해서 매장에 가서 들여다보기도 했는데, 딱히 이대로 불편하지 않으므로 조금 더 두고 보기로 한다. 그리고 여전히 종이책으로 보는 비중이 크고.


물건보다 빈 공간으로 힐링하는 미니멀리스트 스타터지만 그래도 여전히 책은 산다. 그런 책이 있다.

위의 1번과 2번을 하다가 아 이건 종이책으로 사서 모서리 접고 밑줄 그으면서 읽고 소장해야겠다, 는 확신이 오는 책. 그때 구입한다. 그리고 그렇게 산 책은 책장에 꽂혀 먼지만 먹고 있는 게 아니라 여러 번 읽히느라 자주 외출하며 존재감을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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