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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son Lee May 08. 2021

분단되고 있는 우크라이나

러시아와 인접한 치명적인 결과

끊이지 않는 전쟁과 고착화된 분단

우크라이나가 아직도 전쟁을 끝내지 못하고 있다. 다름 아닌 러시아의 침공을 피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러시아는 지구촌에서 군사력 2위에 올라 있는 안보 강국이자 중앙아시아와 동유럽에서는 독보적인 영향력을 자랑하고 있다. 지난 2008년에도 조지아를 침공한 바 있으며, 이전에 러시아 산하 체첸공화국 문제도 어렵지 않게 해결하는 등 자국 국경 문제를 큰 힘 들이지 않고 매조져왔다. 이는 이번에도 마찬가지. 지난 2014년에 흑해의 핵심인 크림반도를 강제병합한데 이어 우크라이나 동부를 분쟁지역으로 만들면서 사실상 우크라이나 동부까지 병합할 여지를 확실하게 남겨두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크림반도를 내주면서 흑해 진출에 빨간불이 켜졌고, 흑해와 인접한 아조프해의 제해권을 사실상 상실했다. 여기에 동부 지역까지 내줄 경우 아조프해로 이어지는 해안선을 완전하게 상실하게 되는 큰 문제를 안게 됐다. 이미 동부 두 개 지역이 러시아군의 영향력에 들어갔고, 군사분계 지역이 분쟁지역이 되면서 우크라이나 추가로 영토를 상실할 여지는 더욱 많아졌다.


크림반도가 러시아의 손아귀에 들어갈 때만 하더라도 이정도로 전운이 지속될 지는 몰랐다. 그러나 러시아가 동부지역에 러시아계 주민을 대거 심어놓았으며, 이후 투표를 통해 크림반도를 뺐어낼 때만 하더라도 나름 민주적인 절차에 의한 결정이라고 여겨졌다. 물론 유럽과 서방세계는 러시아발 투표 조작이라 말하고 있으나 러시아의 의도를 제대로 꺾을 수 없었기 때문에 사실상 방조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이후 우크라이나 동부에서 우크라이나가 아닌 러시아로 향하고자 하는 민심이 제기되기 시작했고, 러시아가 이를 수용하면서 문제가 커졌다. 우크라이나는 당연히 동부 지역이 이른바 러시아 영토가 되는 것을 원치 않았고, 이에 군대를 보내 관리하고자 했다. 그러나 군대 이동이 감시되기 전에 러시아군이 방어선을 구축하면서 양 국의 전쟁이 촉발됐다. 러시아군이 본격적으로 개입한 이상 우크라이나도 자국군으로 해결하기 어려웠다. 유럽연합이나 북대서양조약기구의 결의안 채택 등을 바랐으나, 아무런 조치도 취해지지 않았다.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관여를 원치 않았고, 오히려 러시아와 정상회담에 나섰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만나면서 유럽사회는 혼란에 빠졌다. 천연가스 확보로 인해 러시아와 척을 지기 쉽지 않았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와 방위비를 통해 유럽에 재정적인 압박을 가했기 때문. 그러면서 러시아와 만나면서 오히려 우방의 방위비 증액을 바랐다. 그 사이 러시아는 크림반도를 넘어 우크라이나 동남부를 영토화하기 시작했고, 유럽은 이에 대해 가만히 있지 않을 뜻을 내비쳤다. 마침 프랑스의 마크롱 대통령은 유럽연합군대 창설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내비쳤으나 재정 문제로 인해 쉽게 통과될 리 없었다. 이미 EU 회원국 대부분이 NATO 소속으로 방위비를 지출하고 있기에 굳이 별도의 군대를 통해 집단방어에 나서는 것은 쉽지 않았다. 유럽연합이 러시아의 확장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사이 우크라이나도 사실상 동부 지역을 상실했고, 문제는 추가적으로 영토를 빼앗길 지경에 이르렀다.


국제사회는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 러시아는 국제연합의 안전보장이사회(UNSC) 상임이사국인 만큼, 러시아의 심기를 건드릴 국가는 없었다. 결국, 바이든 행정부가 출범한 미국이 서방 사회를 주도해 러시아에 제재를 가하기로 했다. 그러나 유럽은 이미 경제적으로 러시아의 천연가스가 상당히 중요한 만큼, 엄격한 제재에 나서기는 어려웠다. 결국, 미국의 뒤늦은 개입과 유럽의 상황이 맞물리면서 러시아가 큰 무리 없이 우크라이나 동부를 사실상 점유하게 됐으며, 꼭 무장을 해제하지 못하더라도 다뉴브강 동쪽 대부분을 러시아의 수족으로 만들 여지를 남겨둔 만큼, 러시아는 충분한 이득을 챙겼다. 반면, 우크라이나는 졸지에 분단을 넘어 러시아의 영향력엥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이 명백하게 입증됐다. 자칫 국가 존립 문제의 기로에 서 있다고 하더라도 과언이 아니다. 그만큼, 힘겨운 상황에 직면해 있다. 


자칫 다뉴브강 이동 지역을 모두 내줄 경우, 우크라이나로서도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 당장 EU 가입은 경제적인 여건상 어렵다고 하더라돠 NATO 가입을 추진하는 것이 그나마 유일한 방안이다. 그러나, 우크라이나가 들어가긴 더욱 어려운 상황이며, 당장 재정 문제도 있는데다 러시아가 국경을 마주하고 있는 국가의 북대서양조약기구 가입을 가만히 두고 볼 일이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와 가장 긴 국경을 마주하고 있는 국가로, 이를 염두에 두고 우크라이나 동부를 강제로 병합한 것이다. 게다가 NATO로서도 터키가 다소 독단적인 행보를 취하고 있는 등 역내 문제 주도를 적극 원하고 있고, 에제프 에르도안 대통령이 오히려 미국이나 서방보다는 러시아와 관계 개선에 나서고 있어 결코 조율이 쉽지 않다. 터키는 그간 시리아발 난민이동의 중간지대로 유럽행을 일정 부분 막는 역할을 했으나, EU는 터키의 역할을 중간지대로 머물길 바랐고, 터키 정부의 불만이 거세지면서 유럽연합과 터키와의 관계가 이전보다 훨씬 악화됐기 때문이다. 종합하면, 외교적 해법을 찾기도 쉽지 않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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