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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son Lee Feb 10. 2022

러시아 공세와 유럽의 대응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서방과 러시아의 본격적인 대립

서방 진영의 확실한 결집과 외교적 해법 마련

유럽이 러시아의 공세에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이미 미국의 조 바이든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사태를 두고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통화에 나선 이후 양국 외교진은 물론 유럽을 대표하는 국가들까지 모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의 토니 블링컨 국무부장관은 우크라이나를 찾아 젤린스키 대통령을 만났으며, 이어 유럽으로 돌아가 이탈리아 제네바에서 러시아의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교부장관과 회담에 나섰다. 미러 간 열린 장관회담에서 양 측의 온도차가 거듭 확인이 된 가운데 블링컨 장관은 프랑스 외교부장관, 독일 국방부장관을 만나 이번 사안에 대한 현안과 유럽연합의 대응 촉구와 미국의 관여 그리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는 물론 유럽안보기구(OSCE)의 전략까지 거듭 화인한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푸틴 대통령은 여전히 우크라이나의 NATO 가입 반대와 함께 서방의 제재 철회를 전격 요구하고 있으며, 이에 미국을 중심으로 하는 서방진영은 이를 전혀 받아들일 의사가 없는 것이 확인이 됐다. 


곧이어, 영국의 보리스 존슨 총리가 이번 주초에 키예프를 찾아 양국 간 정상회담에 나선 것을 시작으로 독일의 올라프 숄츠 총리가 미국의 워싱턴을, 프랑스의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각각 모스크바와 키예프를 방문해 정상회담을 가졌다. 숄츠 총리는 바이든 대통령과, 마크롱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과 회담에 나섰다. 회담 이후 확전 반대와 사태 해결을 촉구하는 메시지가 나왔다. 마크롱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서 정상회담에 앞서 러시아가 개전을 원치 않고 있다고 거듭 확인한 상황이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입장에서는 2014년에 자행된 크림반도 강제 병합 이후 여전히 러시아를 믿을 수 없는 상황이며, 이미 우크라이나 동부 국경에 러시아군 10만 명이 배치되어 있는 상황이다. 단순 병력 외에도 전차와 미사일 등 동부 지역을 일거에 공격할 수 있는 무기까지 배치를 완료한 상황이다. 이에 질세러 미도 루마니아에 상주하고 있는 병력에다 독일과 터키 인근에 있는 군인을 모두 이동시켰다. 실질적으로 NATO 회원국 안에 자리하고 있는 미군을 집결했다. 미국이 전격적으로 증파를 결정하면서 우크라이나 주변에 미러 양국 군이 정확하게 대치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후 영프 양 정상은 베를린에서 조우했다. 숄츠 총리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를 예방한 마크롱 대통령과 폴란드의 안드르제이 두다 대통령을 불러 모았다. 폴란드는 구소련 국가이지만 NATO와 EU에 모두 가입한 국가이자 가장 먼저 서구화를 시작한 동유럽 국가이자, 지난 벨라루스발 이민자 사태 때 직접적인 피해를 본 국가인 만큼, 이번 회담에 전격 소집이 된 것으로 보인다. 이 자리에서 숄츠 총리는 서방 진영이 한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했으며, 마크롱 대통령도 러측의 입장을 전달해 해결책을 강구하는데 당연히 머리를 맞댔다. 폴란드는 또한 러시아와 국경을 마주하고 있다. 러시아 외부영토인 칼리닌그라드 옆에 자리하고 있기 때문. 이에 이번 회담을 통해 폴란드가 의외의 존재감을 확인했으며, 독일은 인접국인 폴란드와 프랑스와 함께 우크라이나 사태로 야기되는 유럽 안보 위기 해결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기로 했다. 독일도 러시아로부터 야기되는 군사 위기가 줄어들어야 러시아산 천연가스 확보를 위한 부담이 줄어드는 만큼, 이번 사안 해결에 유럽 최대 경제로서 당연히 역할을 하고 있다.


러시아의 전격적인 군사 배치 이후 유럽집행위원회의 폰 데어 라이엔 위원장은 러시아의 행동에 강력하게 규탄했으며, NATO의 옌스 스톨텐버그 사무총장도 개전 및 확전 시에 집단안보기구인 북대서양조약기구의 병력이 절대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라며 강경한 발언을 내놓았다. 유럽을 양분하고 있는 경제 실권자와 안보 최고 인사가 이와 같이 격노했을 정도로 러시아의 전쟁 준비는 상식선에서 당연히 벗어나 있으며, 이로 인해 우크라이나 동부에 거듭 전운이 감돌고 있는 상황이다. 실질적으로 가벼운 총격전을 시작으로 2014년부터 전쟁 중인 점을 고려하면, 러군의 본격적인 개입으로 본격적인 개전 및 실질적인 확전이 자행된다면 대대적인 공습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궁극적으로 러시아도 무리한 결단을 하진 않겠지만, 긴장 고조를 통한 우크라이나의 NATO 가입 방지와 함께 서방의 탈압박을 이끌어내겠다는 심산이다. 그러나 미측을 필두로 서방 진영은 여전히 뜻을 굽히지 않고 있다. 우크라이나의 가입은 엄연히 자국의 행보에 국한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우크라이나의 유럽연합 가입이 좌초된다면, 이는 이는 유럽에게도 안보적으로 시사하는 바가 상당하기 때문이다. 이미 크림 병합 때 아무런 해법을 내놓지 못한 서방 진영에서는 당시 손을 대지 못한 여파가 얼마나 큰 지를 새삼 실감하고 있다. 현재 러시아는 10일(이하 한국시간) 벨라루스와 공동군사훈련에 나섰다는 소식이다.


더 큰 문제는 당장 해결책이 보이지 않는 데 있다. 우크라이나가 NATO 가입 요구와 EU 회원국이 되고자 하는 의지를 철회한다고 하더라도 우크라이나 러시아로부터 야기되는 위협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즉, 이는 우크라이는 물론이고 러시아와 EU 사이의 중간지대가 흔들리는 꼴이며, 곧 범유럽의 안보 위협으로 직결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에 프랑스와 독일은 물론 영국 정상까지 나서서 러시아의 이번 군사 행동을 강력하게 의견을 피력하고 있는 것이다. 한편, 유럽연합도 독일 정상이 워싱텅 방문에 앞서 외교 행보에 나섰다. 유럽집행위원회 조셉 보렐 부위원장 겸 외교안보 고위대표부를 워싱턴으로 보냈다. 보렐 부위원장 겸 고위대표부는 블링컨 장관과의 회담에서 러시아의 군사 행동을 자행해서는 안 될 것을 거듭 촉구했으며, 미국과 함께 기동해 적극 대응하겠다고 거듭 확인했다. 그럼에도 푸틴 대통령은 꼼짝도 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이미 크림 병합을 통해 유럽의 군사 대응이 러시아를 상대로 확실치 않은 것을 확인했으며, 천연가스라는 확실한 무기를 쥐고 있어 유럽과 통상에서 이를 전면 고려할 경우 EU의 연료 확보에 빨간불이 켜지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푸틴 대통령은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식 때 베이징을 방문해 중국의 시진핑 주석과 정상회담을 통해 미국의 지나친 안보 관여에 대해 같은 입장임을 확약했다.


이번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개연으로 인해 서방과 반서방의 대립이 아주 극에 달해 있는 것이 뚜렷하게 드러났으며, 우크라이나도 핀란드처럼 큰 집단 사이에 둘러 쌓였을 시 어떤 결과를 마주하게 되는 지를 어김없이 확인할 수 있었다. 우크라이나도 핀란드화(Finlandization)를 피하지 못한 것이 입증이 된 가운데 반대로 안보 위기와 군사력은 물론 경제력 강국이 모두 운집하고 있는 동북아시아에서 대한민국이 한국전쟁 이후 개전 없이 현재의 경제력과 군사력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부분이며, 또 이를 잘 극복해 나가고 있는 것이 여러모로 확인이 되고 있다. 참고로 우크라이나는 구소련 당시만 하더라도 핵을 보유하고 있었으며, 당시 세계 3대 핵 보유국 중 하나였다. 그러나 소련 붕괴 이후 핵을 포기했으며, 안타까운 상황이지만 어쩔 수 없이 포기할 수 없게 된 핵무기로 인해 현재 안보 긴장이 점증된 상황이다. 여러 정황을 볼 때, 개전 가능성은 어느 때보다 높은 것은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세계 2위의 군사력인 러시아도 우크라이나 침공 시 미국을 상대하게 되는 점을 고려하면 선뜻 침공하긴 쉽지 않아 보인다. 전쟁 발발이 아닌 이상 이번 긴장이 상당히 길어지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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