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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son Lee Feb 24. 2022

러, 우크라이나 침공 개시

모두의 입장이 극렬하게 대립했던 결과

일찌감치 예상됐던 공격

러시아가 지난 23일(이하 한국시간) 우크라이나 침공을 시작했다.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군의 우크라이나 진입을 명령했으며, 24일에 군수 물자 및 무기를 탑재한 군용 수송 트럭이 우크라이나 국경을 통과했으며, 미사일 격발과 부분 폭격이 잇따랐다. 러측에 따르면, 군수시설을 공격했다고 알렸다. 러시아는 그간 미국을 비롯한 서방 진영의 외교적 해법 제시에 그간 응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러측이 제시하는 외교적 선결조건을 반드시 지켜줘야 할 것으로 선을 그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우크라이나 확장 방지와 미국이 주도하는 군사행위를 역외에서 진행하는 것이었다. 모스크바는 줄곧 민스크합의를 지킬 것을 요구했으나, 서방이 러측의 제시를 받아들이기 쉽지 않았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개전이 될 것으로 일찌감치 예상이 됐다. 다만, 러시아가 벨라루스와 합동군사훈련을 전개하면서도 동시에 국경 지대의 전차를 뒤로 물리는 영상을 보였다. 이는 일단 긴장 완화를 위하면서도 상대의 긴장을 다소 누그러트리고자 했던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러측의 요구가 끝내 관철되지 않으면서 (예고된) 침공을 감행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앞서 러시아는 우크라나 동부의 자치지역(Autonomous Republic)의 국가의 독립을 허용했다. 사실, 크렘린의 윤허가 없다고 하더라도 이는 우크라이나의 대내적인 사안이다. 그럼에도 러시아가 굳이 나서 허용한 것을 보면, 최소 돈바스 지역을 완충지대로 활용할 수 있으며, 최대 다른 공화국의 총합으로 러시아(Russia Federation)라는 국가를 구성하고 있는 것처럼 실질적으로 흡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미국의 토니 블링컨 국무부장관을 필두로 서방 정상들이 연이어 러시아의 이와 같은 조치에 강력하게 규탄했으며, 곧바로 미 정부는 러시아 상대 제재 국면에 돌입했다. 뿐만 아니라, 이는 곧 우크라이나 내정에 전면적으로 간섭한 것과도 같기 때문이며, 영토 강제 병합까지 진행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도 러시아는 평화유지라는 목적을 내걸며 자국군을 우크라이나 동부로 이동시켰다. 이는 실질적으로 영토화에 성공했다고 봐야할 여지가 많으며, 이에 서방은 지난 2014년 크림 병합과 달리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는 것이다. 크림반도 병합은 이른 바 민주 절차에 따라 해당 지역에 러측으로 귀순을 바랐다. 물론, 첩보 및 러시아 유권자 이동에 관한 확인이 어려운 요소가 내재되어 있다지만,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었다. 그러나 이번 사안은 엄연히 크렘린의 허락으로 인해 해당 지역이 이른 바 우크라이나에서의 분리를 주도했고, 이후 군대 이동까지 동반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평화유지 성격으로 우크라이나 개입은 실질적인 침공으로 봐야 한다. 국제법상 평화유지군의 성격은 양 당사 혹은 다자 간 당사국이 아닌 (양자 분쟁일 시) 제 3자로 구성된 군대가 들어가며 군사적인 행동에 나서지 않아야 한다. 그러나 러시아는 버젓이 군대가 진입해 놓고서는 이른 바 평화유지라고 선언한 것은 실제적으로 돈바스 지역의 두 공화국(루한스크, 도넨츠크)을 자국으로 귀속시켰다고 봐야 한다. 이에 프랑스의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과 영국의 보리스 존슨 총리는 이에 대한 전격적인 철회를 요구했으며, 독일의 올라프 숄츠 총리는 이례적으로 러시아와 함께 진행하고 있는 천연가스 사업을 전면 중단하기로 했다. 독일은 자국 에너지를 위해 러시아산 천연가스에 의존하는 비중이 여느 유럽 국가에 비해 높다. 이에 독일은 친환경 연료 확보를 서두르는 이유가 실질적인 러시아의 영향력과 관계가 없지 않다. 그랬기에 독일은 그간 중재자이면서도 상대적으로 소극적인 모습을 보일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이번에 미국이 제시한 제재에 전격 편승하는 것은 물론 독일이 노르트스트림을 통한 가스 수입을 사실상 전면 중단하기로 한 것이다. 독일마저 이번 사안에 전격적으로 가세하면서 미국의 조 바이든 대통령의 말처럼 서방이 하나의 합일된 진영으로 이번 사안에 대응할 뜻이 확인이 됐다.


그럼에도 푸틴 대통령이 침공을 감행한 이유는 당장 돈바스 지역 외에도 실질적으로 우크라이나 동부 전역을 복속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라 봐야 한다.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우려대로, NATO에 전격 가입할 경우 미국이 주도하는 NATO군이 우크라이나에 진주하게 될 경우, 러시아는 안보적인 측면에서 불안해 질 수밖에 없다. 이미 발트3국이 가입할 당시에도 강력하게 규탄했던 러시아는 미국과 실질적으로 더 이상의 동부 확장이 없을 것을 암묵적으로 합의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가 크림 병합 이후 러측에 심한 반발을 가질 수밖에 없었고, 경제적으로 유럽연합에 들어갈 시에 안게되는 이점이 많았던 만큼, 서방 진영과 함께할 뜻을 보이면서 러시아가 침공을 전격적으로 감행했다고 봐야 한다. 이를 통해 러시아는 동부 지역 전면 복속과 함께 우크라이나의 NATO 가입을 무조건적으로 막을 것으로 보이며, 이를 두고 서방과 상당한 대립이 예상된다. 단순 전투는 순식 간에 끝날 수 있으나 이후 해당 지역을 둘러싼 외교적인 해법 마련과 확전 방지까지 고려하면 해결에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수밖에 없다. 


반대로 우크라이나는 친서방정책을 펼친 결과가 안타깝게도 영토 상실과 안보 불안 점증으로 이어지게 됐다. 우크라이나는 중국을 제외하고 러시아와 마주한 국경이 가장 길다. 이에 크렘린이 우크라이나의 친서방 정책을 강력하게 규탄했으며, 결국, 시소게임을 펼쳤어야 했을 우크라이나도 크림 반도 강제 병합 이후, 양자 택일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직면한 측면도 있다. 그러나 NATO 가입을 서두르기 보다 유럽연합(EU) 진입을 우선시 할 필요가 있었다. EU가 완전한 해법이 되지 않겠지만, 일종의 균형을 잡기에는 충분했을 수 있다. 그러나 이미 영토 상실로 아조프해마저 실질적으로 잃은 우크라이나로서도 달리 방법이 없었다. 안타깝게도, 그 결과, 현재 전쟁에 직면하게 됐으며, 우크라이나의 젤린스키 대통령은 계엄령을 선포하며, 국제사회의 지원을 강력하게 호소했다. 이에 앞서 우크라이나의 외교부장관은 미국에서 블링컨 장관과 회담을 통해 미국과의 관계를 확약하고 러시아의 철군을 바란다고 밝혔으나, 안타깝게도 푸틴은 이를 고려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에 NATO의 또 다른 선진 회원국인 캐나다의 쥐스탱 트뤼도 총리도 러시아의 침공을 적극 규탄하면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물적 지원을 아끼지 않을 뜻을 표명했다. 캐나다의 멜라니 졸리 외교부장관은 러측의 행위에 강력하게 규탄했으며, G7 외교부장관과 제재 내용에 대해 전격 공유하며 함께할 뜻을 밝혔다. 그간 침묵하던 캐나다마저 해당 사안에 전격적으로 반응하는 등 범서방진영의 결집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고 봐야 한다. G7 회원국이면서 NATO에 가입되어 있는 국가는 미국을 필두로 캐나다,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까지 6개국이나 된다. 러시아 제재에 모두가 동참했으며, 바이든 대통령도 당연히 개인 단위부터 금융기관까지 러시아에 대한 제재와 거래 제한을 확실하게 제시했다. 러시아의 추가 진격이나 침공이 뒤따를 시, 우크라이나 서부 국경에 증파된 미군도 우크라이나에 진입할 수 있는 가능성도 현재로서 완전 배제하기 쉽지 않다. 이번 계기로 러시아는 많은 실익을 얻을 수도 있으나 서방 결집이라는 또 다른 외교 부담을 안을 수밖에 없게 됐다. 또한, 국제사회에서 러시아에 대한 시선도 그 어느 때보다 차가워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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