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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son Lee Feb 28. 2022

러-우크라, 협상단 마주할 예정

러시아의 굴종 요구와 우크라이나의 응답

희망 사항이 많지 않을 강화 교섭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대표단이 협상을 하기로 합의했다. 당초 러시아는 침공을 전개하면서도 우크라이나측에 협상의 여지가 남아 있음을 꾸준히 고지했다. 그러나 러시아의 협상 조건은 무장 해제 후 투항이었다. 가뜩이나 군사력 차이가 절대적인 가운데 우크라이나가 항복을 선언한다면, 이는 최소 벨라루스처럼 무조건적인 친러시아적인 행보만 보여야 하며, 최대 실질적인 외교권 상실은 물론이고 이후 러시아의 영향력에서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 이는 곧 우크라이나 정부가 당연히 받아들일 수 없는 조건이며, 이에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겉으로 협상으로 보이나 실질적인 항복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게다가 양 당사국의 분쟁의 경우 대표단은 제 3국에서 만난다. 그러나 러시아는 줄곧 벨라루스 민스크를 고집했으며, 우크라이나는 폴란드 바르샤바를 요구했다. 벨라루스는 가장 대표적인 친러 국가인 만큼, 우크라이나 대표단의 안전보장에 의구심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 이에 우크라이나는 북대서양조약기구 회원국인 폴란드를 내세웠으나 양측의 이견 차로 성사되지 않았다. 우크라이나는 이후 헝가리, 터키, 슬로바키아 등을 제시했으나 이미 침공한 이상 러시아가 해당 조건을 받아 들일 일은 당연히 없었다.


결국,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제안을 일정 부분 수용했고, 벨라루스 민스크가 아닌 우크라이나와 벨라루스 국경 지역에서 만나기로 했다. 물론, 장소가 벨라루스라는 것은 바뀌지 않았지만, 공격을 받고 있는 우크라이나로서도 우선 러시아와 마주할 필요가 있는 만큼, 민스크가 아닌 국경에서 양 당사자가 만나는데 합의한 것이다. 그러나 우크라이나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대표단은 보내되 여전히 회의적인 입장을 견지했다. 그도 그럴 것이 러시아의 침공 결단 이후 최초 협상 조건이 우크라이나측에서 볼 때 터무니 없기 때문. 뿐만 아니라 개전 이전에도 NATO 가입 반대와 친서방 정책 폐기 등을 꾸준히 거론하면서 실질적인 외교적인 내정 간섭을 자행했기 때문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외교 무대에서 약 네 달의 시간을 허비했다고 평가할 수 있는 부분은 많으나, 이미 전쟁이 시작된 이상 우크라이나가 러시아가 최초에 제시한 조건 수용도 불가한 것이 당연하다. 크림 병합과 루한스크와 도네츠크의 독립 승인(이후 실질적인 합병이 유력)을 보면서 중립을 펼치는 것도 언제 위험에 처해질 지 모르기 때문이다. 이에 우크라이나는 꾸준히 항전을 지속하고 있으며, 절대 굴복하지 않겠다는 아주 강한 의지를 거듭 보이고 있다.


그 사이 러시아군의 진군은 계속됐다. 우크라이나 동부 최대 도시이자 국가 제 2 도시인 하리코프가 러시아의 공격에서 자유롭지 못하게 됐으며, 실질적으로 함락됐다고 보는 편이 맞다. 시간이 다소 지난 점을 고려하면, 버티기 쉽지 않았을 것으로 예상된다. 뿐만 아니라 크림반도에서 북상하는 러시아군까지 더해 서쪽을 제외한 전방위적으로 우크라이나 공격을 지속하고 있기 때문이다. 러시아는 당연히 공격에 나서는 군대인 만큼, 상대 군수 보급 기지 공격을 통한 기세 장악에 나섰다. 한 병사의 헌신으로 교량이 폭파되면서 러시아 전차와 수송 차량의 진입이 다소 더딘 것은 맞으나 유류 저장소가 폭파되는 등 이미 군산 주요 거점들이 러시아군의 손아귀에 떨어졌다고 봐도 무방한 상황이다. 우크라이나군의 필사적인 항전으로 인해 러시아의 전진이 더딘 것은 맞으나 앞으로 얼마나 더 버틸 수 있을 지가 관건이다. 러시아도 전쟁을 오래 끌었을 시에 이후 안게 되는 재정적인 부담과 이미 서방의 강력한 제재와 금융 거래 배제 등을 고려한다면, 전쟁을 예상시기보다 더 빨리 끝낼 필요가 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의 결사 항전이 지속되는 가운데 러시아군도 예상만큼 파죽지세로 키예프를 함락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우크라이나가 최선을 다해 버티는 와중에 서방에서는 연이어 우크라이나 지원에 나섰다. 침공이 시작된 이후 미국, 영국, 프랑스, 캐나다, 독일 정상은 모두가 우크라이나 편에 설 것이라 강조했으며, 미국과 영국은 무기 지원을 서둘렀으며, 캐나다도 군수 물자와 여러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 밝혔다. 이는 독일도 마찬가지. 독일의 올라프 숄츠 총리는 독일 국회에서 우크라이나측에 전폭적인 무기 지원을 계속할 뜻을 알렸다. 이후 독일 의원들은 초당적인 자세로 총리의 결정에 박수를 보냈다. 뿐만 아니라 주독우크라이나 대사를 의회로 불렀으며, 숄츠 총리는 우크라이나 대사를 일으켜 세웠다. 이어 독일 의원들은 우크라이나대사에게 박수를 아끼지 않으며, 거듭 격려했다. 독일을 비롯한 많은 서방 세력이 직접 파병에 나서지 않고 있으나 무기와 물자 지원이 줄을 잇고 있으며, 후방에서 역대 최고의 제재를 통해 러시아와 관계를 송두리째 끊어내고 있다. 서방 국가들도 팔 하나씩은 내줄 각오를 하고 이번 사태에 전격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단일대오를 갖췄다. 특히, 독일은 이전에도 언급했다시피 러시아산 천연가스 비중이 많기에 중재자적인 입장을 취해왔으나, 침공이 시작된 이후 숄츠 총리와 독일 정부는 우크라이나의 편에 서겠다며 이번에 전폭적으로 지원할 뜻을 거듭 강조했다.


러시아와 가장 이해관계가 많은 독일이 통 큰 결정을 내리면서 유럽연합도 러 제재와 실질적인 외교 무대 축출에 앞장 섰다. 유럽집행위원회 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인 위원장은 유럽연합이 창설된 이후 처음으로 준천문학적인 무기 지원을 결정했다면서 우크라이나의 선전에 힘을 보탰다. EU는 군사력을 갖추지 않은 초국가적 국가체다. 이와 같은 상황임에도 무기를 전격 지원하기로 한 것은 유럽연합이 이번 사태를 얼마나 심각하게 바라보고 있는 지 알 수 있다. 유럽의 안보에 직결되어 있는 만큼, 우크라이나를 직접 지원하지 못하지만, 후방에서 무기 지원과 제재를 통해 확실하게 단속하겠다는 뜻이다. 유럽연합이 강한 제재로 일관하고 러시아와 통상을 전면 거부한다면, 러시아도 큰 치명상을 입을 수밖에 없다. 세계 최대 시장으로 천연가스를 수출할 수 없기 때문. 러시아가 제 아무리 가스 보유량 1위와 유류 생산량 3위를 자랑한다고 할지라도 유럽이 담합해를 이를 수입하지 않는다면 러시아 경제가 안게 되는 부담은 실로 점증할 수밖에 없다. 또한, 유럽은 미국산 천연가스의 가격 조정을 위해 자원 및 에너지 공유에서도 해법을 일정 부분은 찾을 것으로 보이는 만큼, 대러 제재와 압박에 확실하게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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