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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son Lee Aug 15. 2022

광복절과 영화 명당

다시 새겨보는 '광복'이 갖는 참된 의미와 가르침

누군가는 학수고대 했던 날

지난 2017년 추석이었다. 어머니께서 추석특선영화를 기다리고 있으셨다. 아는 분께 영화 '명당'이 방영된다면서 늦은 시각까지 TV 앞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으셨다. 아시는 분께서 말하시길 '재밌더라'고 했다면서 '끝에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고 하시면서.


처음에는 긴가민가했다. 묫자리를 두고 기득권들이 다투는, 정확하게는 조선 왕실과 당대 세도가문이었던 안동 김씨의 권력투쟁을 그리는 것즈음으로 이해했다. 그러나 어떤 인물(지성 분)이 바닥에 떨어진 전을 먹는 것을 보고, 연기되는 캐릭터가 흥선군인줄 짐작했다. 이후 상황은 안동 김씨와 전주 이씨의 대결구도로 흥선군이 아들을 왕으로 삼고 대원군이 되는 장면을 확실하게 이해했다.


영화를 보면서 어머니께 인물들의 이해관계와 당시 상황을 설명해드렸다. 당시 안동 김씨의 권세가 어느 정도였으며, 무너져내려가는 조선 왕실이 얼마나 무능했는지에 대해. 그리고 마지막으로 안동 김씨의 풍수지리가를 끌어들인 흥선군이 2대 천자 지지가 의미하는 바가 무엇인지, 이로 인해 망국을 받아들이는 조선을 끝으로 극은 끝나는 것으로 이해했다. 그러나 극은 끝나지 않았고 시간이 지났다. 풍수가(조승우 분)는 이제 나라를 지키는 것에서 멀어져 어느 곳에 집을 짓고 살아가고 있었다. 그 때 극 중에서 누군가가 찾아왔다.


"나라를 되찾고자 합니다. 학교를 짓고자 합니다. 학교를 짓기 위해 선생님께 이름을 얻고자 찾아 왔습니다"고 단발을 하고 찾아온 인물(허성태 분)이 말했다. 그리고 바로 인지했다. 그 결연한 눈빛으로 단호하게 말하는 저 인물이 누구인지를. 당대 풍수가로 이름을 떨친 그(조승우 분)에게서 학당의 이름이 나왔다. "신흥으로 하시게"


그는 바로 신흥무관학교를 세우고, 나라의 독립을 위해 당시 자산 약 600억(당시 시가로 추산)을 모두 쏟아부은 우당 이회영 일가였던 것이다. 곧바로 어머니께 설명을 해드렸다. 그 장면이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다. 배우 허성태 분께서 연기한 대사가 시간이 지난 아직도 머리를 잊히지 않는다. 그리고 이회영 선생 일가가 얼마나 대단했는지에 대해 말씀드렸다. 얼마나 혹독하고 힘든 길을 갔는지에 대해 감히 미루어 이해할 따름이지만, 울리는 바가 실로 컸다. 그리고 아시는 분께서 왜 마지막에 여운을 언급하셨는지 수십 번도 더 이해가 됐다.


영화 명당. 개인적으로는 가장 의미 있는 영화였다. 영화에 문외한이라 아는 바가 거의 없지만, 스스로에게는 가장 큰 울림을 줬다. 특히 허성태 분께서 연기하신 캐릭터(이시영 분으로 추측)는 훗날 대한민국 초대 부통령으로 계셨던 분이다. 독립운동에 나섰고 군자금을 댔던 이회영 일가의 말로는 실로 초라했다. 마지막에는 굶어죽었던 분도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을 정도로 모든 돈을 쏟아부은 이들의 말로는 처참했다. 그랬기에 이 나라에 살고 있는 후손된 입장으로서 거듭, 부끄럽고 죄송한 마음이 아직도 잊히지 않는다.


이분들이 계셨기에 나라가 바로 설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런 분들이 계셨기에 비록 외세에 의해 광복이 다가왔지만, 국가에 대한 혼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고 이해한다. 그랬기에 3.1 운동과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주는 의미가 크며, 이 땅에 살고 있는 못난 후손으로 이에 대한 의미를 정확하게 기리고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고 여겼다. 그리고 광복 74주년을 맞은 지금, 이분들의 혼이 불태워 세워진 나라인 대한민국과 이분들이 직접 쓴 대한민국 헌법의 의미를 더욱 되새겨야 함을 다시금 상기해 본다.


그리고 그 정신이 오늘날을 살아가는, 부족한 스스로에게 주는 의미는 더욱 크고, 웅대하게 다가온다.

목적을 달성하지 못하였다 하더라도 목적의 달성을 위하여
노력하다가 그 자리에서 죽는다면 이 또한 행복인 것이다.
이회영

(2019. 8. 16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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