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메니아와 아제르바이잔의 헤묵은 분쟁
동유럽의 범위는 여전히 이해하기 힘들다. 중앙아시아와 서아시아 그리고 동유럽은 서로가 인접해 있다. 그 중 러시아와 인접하고 있는 조지아, 아제르바이잔, 아르메니아도 동유럽의 범주에 해당된다고 볼 수 있다. 유럽연합은 유럽연합의 동쪽 지역과 동반자 관계(Eastern Partnership)을 맺고 있다. 아제르바이잔과 아르메니아 그리고 조지아도 포함되어 있다.
아제르바이잔과 아르메니아는 구 소련에 포함됐던 국가들로 지금은 각기 다른 독립국으로 자리를 잡았다. 하지만 지도를 보면 아제르바이잔은 아르메니아를 건너 다시금 자국의 영토를 두고 있다. 아제르바이잔 입장에서는 외부영토(enclave)를 두고 있는 셈이며, 이곳으로 가기 위해서는 육로로는 아르메니아를 지나야 한다. 아제르바이잔의 바깥영토는 터키, 이란과 인접하고 있다. 아제르바이잔의 본토는 정작 터키와 떨어져 있지만, 아르메니아 왼쪽에 있는 땅 때문에 터키와 인접하고 있다.
이웃 국가인 만큼 이들의 관계는 생각보다 원만하지 못하다. 영국과 프랑스, 대한민국과 일본의 관계처럼 크게 얼룩져 있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이들 못지 않게 많이 부딪히고 있다. 분쟁 사유는 따로 있다. 아제르바이잔 국토 내 다수의 아르메니아인들이 뿌리를 내리고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나고르노카라바흐(Nagorno-Karabakh)라는 주는 아르메니아에 좀 더 가까운 지역이다. 주민들 중 90%가 넘는 수가 아르메니아계이며, 국경 또한 아르메니아와 가깝기 때문이다.
인접 지역까지 포함한다면, 상당한 영토에서 분쟁이 일어나고 있는 셈이다. 아제르바이잔 입장에서도 영토를 양보할 수는 없는 노릇인 만큼 분쟁이 계속되고 있다. 구 소련 휘하에 있었던 만큼 당시로서는 어쩔 도리가 없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미국, 러시아, 프랑스까지 강대국들이 나서기도 했지만, 결과는 신통치 않았다. 하물며 분쟁이 심화될 가능성이 여전한 만큼 아직도 해결될 기미는 보이지 않는 셈이다.
이웃들끼리 잘 지내는 것은 여전히 어렵다. 현재 국제적으로 국가 위의 개념에는 협력관계가 모색되고 있으며, 국가 아래의 개념에는 분리 및 독립에 관한 일이 일어나는 등 다차원적으로 관계적인 문제들이 끊이지 않고 있다. 하지만 이곳은 다른 민족이 얽혀 있는 데다 독자적인 언어와 문화를 갖고 있는 만큼 자신들의 색채와 입장이 명확하다. 그러나 소련시절 조셉 스탈린의 강제적인 영토 획정으로 인해 민족/문화 간 갈등의 씨앗이 됐고, 최근 들어 꾸준히 터져나오고 있다.
나고르노카라바흐는 독립을 위해 주민투표까지 단행했지만, 다른 국가들이 인정하지 않아 독립이 무산됐다. 또한 이들을 둘러싸고 있는 강국인 러시아와 터키도 목소리를 냈을 정도로 이곳은 분쟁이 여전히 진행 중이며, 흡사 인도와 파키스탄이 다투고 있는 카슈미르 지역과 얼추 비슷하다. 차이점이 있다면, 나고르노카라바흐는 현재 공식적으로는 아르메니아의 영토이다.
(2018. 1. 29 작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