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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oigo Sep 14. 2021

나의 스위스 교환학기 이야기 7

잊힐까 봐 기록해 두는 2010 Switzerland와 유럽 이야기

#11. International night 


Olten의 기숙사 Staff House에서는 매주 주말마다 (아니 거의 매일) 파티가 열린다. 두 명이서 마음만 먹고 공용 주방에서 만나 맥주캔을 까면 어디선가 하나둘씩 모여들어 그렇게 파티가 시작되는데....

아~주~ official party는 매주 토요일 저녁. 앞서 말한 것처럼 이 토요일 저녁식사를 다 같이 하고 Terminus로 직행한다.ㅋㅋㅋ거의 2차의 개념.


토요일 저녁에 열리는 official party를 우리는 International night으로 정하고, 매주 각 나라 고유음식을 푸짐하게 차리고 대접하는 행위를 하게 되었다. 누가 맨 처음에 그렇게 하자고 했는지 기억은 안 나지만 다 같이 암묵적인 동의하에 별별 음식을 먹어보게 되었다. 가장 기억에 남았던 음식 2개는 아프리카 대륙의 카메룬 음식과 북유럽의 스웨덴 음식!


카메룬 태생의 프랑스인 Beny가 만들어준 카메룬 음식. 뭐 아주 대단한 음식을 만든다고 전부터 요란하게 공지를 했다. 아예 드레스코드까지 격식 차려서 입장하라고 엄포를 주고, 제대로 된 옷을 입지 않으면 음식 먹을 자격 박탈이라고 ㅋㅋㅋ (아이고 ㅋㅋㅋ) 사진이 없어서 아쉬운데, 다양한 카메룬 음식 중 눈에 뜨였던 것은 '바나나' 구이 요리. 아, 과일인 바나나를 구워서 요리해서 먹을 수 있다는 것에 화들짝 놀랐다. 위에 파프리카 가루 같은 것도 얹혀서 살짝 구워서 먹으니 꿀맛! Beny랑은 엄청 친해져서 여름방학 때 파리에서 만나서 놀기도 하고, 나~중에 한국에 놀러 왔을 때 우리 집에서 재워주기도 하고 ㅋㅋㅋ (엄마가 더 좋아함) 아무튼, Beny의 요리는 정말 신선했다.


두 번째로 기억에 남는 음식은 앞에 나왔던 스웨덴의 Erik이 만든 스웨덴 음식이다. 하.... 이건 진짜... 다른 의미로다가 기억에 엄청 남는다.ㅋㅋㅋ 

사실 내가 Erik의 International night에는 내가 다른 나라로 주말에 여행을 하느라 참석하지 못했다. 그런데 진짜로 이케아에서 만드는 음식 말고 진짜 스웨덴 사람이 만드는 음식을 언제 먹어보냐 라는 생각에 친해진 Erik한테 부탁했다. 꼭 나를 위해 스웨덴 음식을 남겨서 보관해 달라고!! 의리의 Erik, 주말여행을 다녀오고 기숙사에 도착해 보니, 오자마자 Erik이 스웨덴 음식을 남겨놨다고 밀폐 컨테이너 그릇을 자랑스럽게 건네주었다. 바로 으깬 감자 (거의 죽과 같이 걸쭉한 액체 형태로.....) 요리. 아흑.... 일단 비주얼 적으로도 참, 난감한 모습이었고 정말 고맙지만 먹진 않았.... 잘 처리 후 빈 그릇만 Erik에게 건네주었다. 아주 맛있게 잘 먹었다고 하면서^^


정작 Korean night은 우리의 영원한 라이벌(?) Japanese night과 같이 했다. Korean & Japanese night! 역시 요리도 대결 아닌 대결 구도로 이루어졌다! 일본인 친구인 Ayaka와 Minami 그리고 한국의 나와 채은이! 이 승부에선 절대 질 수 없었다. 원래 Minami랑 Ayaka와는 늘 친하게 지냈었는데... 이렇게 된 이상,  국가의 자존심을 걸고, 정말 메뉴 선정에서부터 재료 구입까지 열과 성을 다하여 준비했다. 아예 낮부터 준비해서 판을 크게 벌려서 Staff house에 있는 교환학생 친구들 뿐만 아니라 같이 수업 듣는 스위스 친구들까지 모두 함께 불렀다. 나와 채은이의 메뉴는 미역국, 잡채 그리고 불고기. 그 어떠한 인간이라도, 국적불문 좋아하지 않을 수 없는 메뉴들로 선정했다. 아침부터 Basel (아시죠? 프랑스, 독일, 스위스 3개 나라의 국경이 하나로 맡닿는 그곳! 그래서 상권이 발달했습니다.)로 SBB 기차 타고 나가서 한국 식자재 가게에 들려 시장을 보고, 낮부터 재료 손질하면서 분주하게 음식을 준비했다. 윽.... 음식 완성이 되기도 전에 스위스 친구들도 많이 참석해서 이미 파티는 낮부터 시작된 상황! 촉박한 시간 속에 미역국과 불고기는 뭐 그럴싸하게 만들었는데, 잡채가..... 너무 익어서 팬에 눌어붙어버렸다! 어쩔 수 없지 뭐. 원래 한국 잡채는 이런 비주얼이다 잉? 아무도 모를 거야 ㅋㅋㅋ(한국 친구들 빼고) Minami와 Ayaka는 여러 가지 준비한 걸로 기억되는데... 지금 생각나는 거는 타코야끼! 생각보다 너무 흐물흐물해서 영....! 한국음식이 훨씬 맛있다고 많은 친구들이 인정해 줬다. 기분은 아주 좋았지!!

Asian Girls! Minami & Ayaka를 찾아보세요

파티는 다 끝났고, 이제 설거지 및 청소 등 마무리를 해야 할 시간! 파티에 참석한 스위스 친구들이 함께 도와주었다. 와, 진짜 세상 스윗하다고 생각했던 친구 Steven! 엄청난 양의 설거지가 쌓여 있어서 시작하려고 물을 틀고 접시를 집어 든 순간! 나보고 손톱 깨진다고 이거 하지 말라고, 본인이 하겠다고 몸을 날리면서 샤샤샥 하더이다. 너무 귀엽게 생긴 친구가 마음까지 귀엽다니, 나 정말 crush 할뻔했지모야?ㅎㅎㅎㅎ (학기 동안 로맨스는 1도 없었다는 슬픈 이야기...ㅠㅠ)


이 외에도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등등등 각종 유럽 가정식을 먹어보았다. 물론 아마추어들이 만들어 놓은 음식이지만 그래도 같이 만들면서, 우정을 쌓아가며 먹었더니 좋았던 기억만... 늘 친구들의 웃음이 가득했던 Staff house international night이 생각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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