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 반 선생님과 나
올해도 옆 반 선생님은 젊고 예쁘다.
예쁘면서 귀여우시기까지 하다. 딱 아이들이 좋아하는 외모다.
갈수록 신입생이 줄어들어 1학년은 3년째 내 반과 옆 반, 딱 두 반이다. 두 반 밖에 없으니 옆 반 선생님과 나는, 서로 의논하고 도와가며 알콩달콩 학년과 학급의 일년살이를 운영해 나간다.
그러나...... 항상 그러나가 문제다.
3년 전 지금 학교로 전입한 이래, 옆 반 선생님들은 나보다 20살 아래로 모두 젊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우리 학교 선생님들 나이는 20대와 30대 초반이 압도적으로 많다. 첫 발령지인 관외에서, 의무복무 2년 또는 만기를 채운 젊은 선생님들이 주로 우리 학교에 오는 것이다.
나는 새 학년도 인사이동이 있을 때면 나와 비슷한 동년배 교사가 우리 학교에 오기를 학수고대한다. 서로 처지를 공감하고 위로를 나눌 비슷한 나이대의 선생님을 기다리는데, 올해도 기대는 어긋났다.
역시나 20대와 30대 선생님들이 오셨다.
내 옆 반 선생님은 전입교사들 중 그나마 가장 경력이 많은 선생님으로 배정되었다. 경력이 많다 해도 30대 초반이시다. 젊은 선생님들이 1학년을 어려워하는 탓에 교감님의 사실상 부탁에 가까운 권유였다.
나는 동년배 선생님에 대한 아쉬움을 재빨리 떨치고, '1학년은 한 번밖에 안 해봤어요'하며 싱그럽게 웃는 선생님을 반갑고 감사하게 맞이하였다.
버들선생님이 1학년을 맡아주어 든든하다 말씀들을 하신다.
'뭘요'하면서, 나는 속으로
'두 반밖에 없는데'
한 반은 50대 중후반(이미 할머니 선생님이라고 불린 전적이 있는), 한 반은 젊은 선생님.
'우리 반 아이들이 옆 반을 부러워하면 어쩌지?' 지레 근심을 한다.
처음부터 내가 옆 반과 우리 반을 비교한 것은 아니다.
젊었을 때는 당연히 나이를 비교하지 않았다. 또 큰 학교에 근무하였을 때는 학급수만큼이나 나이 든 선생님도 많았기에 '우리 반 아이들이 젊은 담임선생님 반을 부러워하면 어쩌지'하는 생각은 꿈에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언젠가부터, 정확히 말하면 '내가 나이 들었다는 것을 의식하면서'부터 옆 반 선생님의 젊음과 나의 나이 듦이 은근 신경 쓰이게 되었다.
1년 전 어느 초가을,
외부단체에서 온 강사가 수업을 하는 날이었다.
교실에 들어오기 전 먼저 만난 강사는 '오늘 1학년 수업하시는 분 맞으세요?'라고 확인할 만큼 어마무시한 동안이었다. 옷차림이나 목소리로 가늠컨데 실제로도 어린것 같았다. 많아야 20대 중반. 하얗고 윤기 나는 피부, 동그란 얼굴에 앳되고 귀여운 용모를 가지고 있었다.
이윽고 강사가 교실문을 열고 들어왔다.
'와~~ 예쁘다!', '선생님, 너무 예쁘시다!' 여기저기 큰 탄성과 웅성임이 일었다. 25명 아이들 거의가 '선생님 예쁘다'를 외치며 감탄사를 연발하고 있었다.
강사는 만면에 흡족한 미소를 띠고 수업을 진행하였다.
교실 한쪽에 서서 나는 당혹스러웠다. '이건 무슨 상황이지?'
우리 반 아이들은 내게 예쁘다는 소리를 한 번도 한 적이 없는데.
'정말로 아이들은 젊은 선생님을 좋아하나 보다. 다음 시간 옆 반에도 이 강사가 들어가 수업할 텐데, 옆 반 아이들은 이러지 않겠지.'
'옆 반 선생님은 젊고 예쁜데, 우리 반처럼 담임선생님을 옆에 두고 강사한테 '와~~너무 예뻐요!' 소리치고 이러겠어?'
왠지 씁쓸했다. '나이 든 선생님을 좋아하지 않는 게 확실하구나' 속 좁게 이 상황을 또 나이와
연결시켰다.
그 후로 이때가 불쑥 떠오르면 마음 한편에 구름하나가 드리워졌는데, 이 날에 대한 얘기는 어느 누구에게도 하지 않았다. 솔직히 자존심이 상하였었다.
두 달 정도 지난 어느 날, 옆 반 선생님과 대화 중에 우연히 이 일을 얘기하게 되었다.
그런데 옆 반 선생님 왈,
"그때, 저도 정말 현타 왔었어요."
"글쎄 그 강사가 들어오자마자 애들이 '와~예쁘다!'를 큰 소리로 외쳐대더니,
심지어는 강사가 실수를 하는데도
여기저기서
이러더라니까요."
나는 안도의 한숨을 몰래 내쉬고 속으로 깔깔 웃었다. 마음 한 편 먹구름이 걷히는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