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탁관조 Jan 11. 2023

41_죽음 앞에서의 마지막 말

2023.01.11.

문득 죽음에 대해 생각해 봅니다.

황천길 문턱에서 마지막 숨을 몰아쉬는 그대와 하나씩 떠올립니다.


짜증, 투정, 질투, 오해, 긴장, 갈등, 미움, 슬픔, 아픔...

무겁게 느껴졌던 그 모든 감정들이 고작 깃털처럼 가벼워 보이네요.  

시간을 되돌릴 수만 있다면 다 녹여버리겠어요. 

그리고 사랑과 고마움만 남길 겁니다.

    

만약 내가 먼저 임종을 맞는다면

그대가 감각 없는 내 손 잡아주며

귓전에 ‘사랑해요’, ‘고마웠어요’라고 말해주면 좋겠네요.

그것으로 이승의 미련 훌훌 털고

눈물 한 방울만 흘리며

꿈꾸듯 하늘나라로 갈 것 같아요.  

    

만약 그대가 먼저 간다면

나는 그대 옆에 조용히 앉아

핏기 없는 그대의 볼에 내 볼을 맞대고 이렇게 말할 거예요.

‘함께 해줘서 고마웠어요’, ‘사랑해요’, ‘우리 아프지 않은 영원한 곳에서 다시 만나요’

그 말 말고는 해 줄 말이 떠오르지 않네요.

그리고, 당신 이마와 입술에 작별의 키스를 할 겁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40_어긋난 대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