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갈등의 프레임을 벗어나기

세대 간 소통에 대한 '나'와 '우리'의 생각-⑨

by 구름조각

[세대 간 소통에 대한 '나'와 '우리'의 생각]

① 애늙은이 같은 아이

② 내가 그들에게 실망한 이유

③ 운명의 수레바퀴와 삶의 지혜

④ 정말 2030이 가장 힘든 세대인가?

⑤ 아버지로 만나는 기성세대

⑥ 꼰대와 현자를 구별하는 법

⑦ 거절당하지 않게 상처 받지 않게

⑧ 소통의 기술을 넘어선 공감과 이해


비오는 토요일의 소통방은 차분하고 진지하게 많은 이야기가 오고 갔습니다. 제가 지금까지 쓴 소통에 대한 글들은 개인적이고 일반적인 소통법이나 동기에 대한 이야기였죠. 소통방에서 다양하고 풍성한 이야기가 나와서 직장 내에서 겪는 세대 간 소통의 어려움, 가정 내에서 부모와 자녀 간의 소통 부재에 대한 생각도 정리해 봤습니다. 소통방에 참여한 분들께는 리마인드가 되겠고, 아쉽게 참여하지 못한 분들도 어떤 이야기가 나왔는지 보실 수 있을 겁니다.


▣준비한 질문과 예상치 못한 답들


Q. 나이 차이가 많은 사람들과 친구처럼 편안한 관계로 이야기 나눈 적 있나요?


제가 준비한 질문에 대해서 놀라운 답들이 나왔답니다!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나이 차이에 관계없이 편하게 소통한 경험이 있었습니다. 주로 고민해결을 위해서 연륜이 있는 분들과 대화를 나누다 보면, 분명한 해결책이 없어도 대화 속에서 실마리를 찾을 수 있습니다. 나이가 많은 사람들과 대화를 하면 상대의 지혜를 빌릴 수도 있고 도움을 받을 수도 있었기 때문이죠.


한편 20대에 쉽게 만날 수 있는 멘토가 30대에는 찾기 힘들었다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30대가 된 후 주변의 어른들은 늘 답이 정해진 듯한 느낌이라서 동갑이나 어린 친구들에게 조언을 얻기도 한다고 합니다. 그런 걸 보면 나이와 상관없이 대화를 하고 조언을 얻을 수 있죠. 신체의 나이보다 영혼의 나이가 중요한 것 같아요. 나보다 나이는 어릴지언정 내면이 더 성숙한 사람들이 있기 마련이니까요.


하게 대화하고 기댈 수 있었던 사람은 견이 없는 사람이라는 말이 깊은 울림이 있더군요. 나를 함부로 판단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나를 받아들여주는 사람에게는 나이 불문하고 편하게 대화할 수 있습니다. 이 대화중에 재미있는 표현이 나왔어요.

리셋을 할 준비가 된 사람!

나의 과거와 관계없이 늘 새로운 모습을 기대하고 새로운 모습을 받아들여주는 사람에게는 새로운 아이디어와 창의력을 보여줄 수 있다는 거죠.


타인에게 어떤 역할을 기대하거나 자기만의 룰이 강한 사람은 소통이 어렵죠. 예전에 들은 말 중에 "룰(rule)은 다르지만 롤(role)이 같은 사람"이란 말이 생각났어요. 각자가 가진 규칙을 존중하되 지향하는 롤모델(이상향)은 같은 사람이 편하게 소통할 수 있는 사람이지 않을까요?


자신의 규칙으로 자제력을 발휘하는 사람은 멋지지만 그 규칙을 타인에게 강요하는 순간부터 서로 불편해지는 것 같습니다. 이와 유사하게 자기 세대의 이야기에 갇혀서 통속적인 표현만 하는 사람, 자기만의 독특한 표현이나 신선한 표현이 없는 사람도 그가 속한 또래문화에 갇혀있다는 느낌을 줍니다.


1. 자기만의 규칙을 강요하는 것

2. 살았던 경험에만 안주하는 것

3. 다른 사람을 쉽게 판단하는 것

4. 통속적인 표현에 갇혀있는 것


이 모든 건 경직된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의 특징인 것 같습니다. 슬프게도 나이가 들고 경험이 많아질수록 자유로운 사고를 가지는 게 어려운 것 같아요. 그리고 나이가 들면 타인과 소통하는 것에 대한 중요성을 못 느끼는 것 같아요. 특히 중년 이상의 어른들은 젊은 세대에 비해서 대화나 소통을 위해 들이는 노력이 적다고 느낍니다.


소통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것에는 다양한 이유가 있겠죠. 조직 내에서는 이미 권위를 가져서 안정된 기반을 가지고 있는 경우도 있을 것이고 살아가는 게 힘들어서 그렇기도 하겠죠. 사실 저희 부모님을 보면 그런 생각이 들어요. 서로 부부싸움이라도 하고 설득하고 대화를 하는 것조차 버거워서 서로 불만이 있어도 모른 척 넘어가는 때가 많은 것 같아요. 인생에서 소통이나 대화에 욕구가 생기는 시기가 정해져 있는 걸까요?


어머니께서 인간관계를 꽃다발에 비유한 적이 있어요. 젊을 때 많은 친구를 사귀고 사람을 만나는 것이 풍성한 꽃다발을 한 아름 받는 거라면 나이가 들어가면서 한 송이씩 시들어 버리게 된다고 해요. 결국 나이가 들면 몇 송이 남지 않게 되기 때문에 젊을 때 최대한 많은 사람과 교류해야 한다고 말씀하셨죠. 그 말씀을 해주신 때가 어머니께서 40대 중반이셨는데, 그때 이미 사람이 조금씩 떠나간다는 걸 느끼셨나 봐요.


시간이 흐를수록 누군가와 잡은 손을 놓게 된다면 결국 외딴섬이 되어 고립되고 말 텐데... 아주 나이가 들어 그렇게 혼자가 되어야 한다면 조금 두렵기도 하네요.


요즘 읽고 있는 고미숙 작가의 「나의 운명 사용설명서」의 한 부분을 가져왔습니다.

사람의 일생은 본디 이렇게 변화를 겪는 것이 더 자연스럽다는 의미가 아닐까. 성인이 되고 직업을 얻고 결혼을 하게 되면 그때부터는 주욱 안정감 있게 갈 것이라는 생각이야말로 오산이 아닐까. 실제로 그렇게 사는 경우는 거의 없다. 그렇게 사는 것처럼 보일 따름이다. 아니, 그렇게 사는 게 더 좋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을 뿐이다. 그래서 중년에 불현듯 예기치 않은 변화가 찾아오면 몹시 당황할뿐더러, 그로 인해 변화에 대처하는 능력이 현저하게 떨어지게 된다. 그래서 우왕좌왕하다 보면 팔자에 끌려다니는 결과를 낳고 만다. 그 결과, 과거의 행복했던 순간을 추억하고 그 기준에 맞춰 자신의 현재를 불운하다고 여기면서 인생을 허비하는 경우도 많다.


급변하는 세상에서 나이와 관계없이 가져야 할 자세는 유연한 사고방식과 열린 가슴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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