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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름조각 Jul 25. 2021

경상도 지역음식-밖에서 먹는 음식

대구 맛집 소개에 가까운 음식 소개

흑태찜


    흑태찜 참 맛있는데 의외로 대구 사람들도 잘 몰라요. 대구의 유명한 음식을 검색하면 흑태찜이 나와서 관광객들이 더 많이 먹는 음식인 것 같네요. 흑태는 메로인데 살이 보들보들하니 기름지고 맛있어요. 이걸 국물 자작하게 빨간 양념으로 조림을 만드는데, 콩나물 듬뿍 넣은 아귀찜이랑은 좀 다른 맛이에요. 양념은 코다리찜에 더 가까운 것 같은데, 매콤하고 같이 넣은 버섯이나 감자 같은 걸 으깨서 밥에 싹싹 비벼 생선살이랑 먹는 게 맛있어요. 이 흑태찜은 집에서는 잘 안 해 먹고 주로 밖에서 사 먹었어요. 대구 흑태찜 검색하면 워낙 유명한 일**이라고 한 집이 뜨던데, 저는 다른 가게에서 자주 먹었어요. 지금 다시 검색해보니 그 가게는 없어져서 아쉽지만 흑태찜은 정말 맛있으니 한번 드셔 보세요.


뭉티기& 육회


    뭉티기 고기는 신선한 소의 엉덩이살을 회처럼 썰어서 먹는 음식입니다. 신선한 소고기를 사후 경직도 일어나기 전에 썰면 움찔움찔 근육이 움직이죠. 이 찰기 있는 생고기를 얇게 포를 떠서 접시에 올려두면 자기들끼리 찰싹 붙어서 접시를 뒤집어도 떨어지지 않는다고 합니다. 포인트는 같이 먹는 양념장인데 굵게 빻은 고추와 마늘, 참기름을 섞어 만든 장을 먹어요. 제가 살던 동네에서는 생선회집에서도 그 양념장을 주던데 고추양념이랑 초장, 쌈장, 고추냉이 간장 이렇게 4종 세트로 줬어요.

*친구 말로는 진짜 신선한 뭉티기 집은 생간이나 부속고기를 같이 주는 곳으로 가야 한대요.


우뭇가사리와 콩국


    더운 여름날 생각나는 음식으로는 시원하게 콩국에 우뭇가사리 말아서 호로록 마시는 거죠. 저는 콩국수보다 이 우뭇가사리 콩국을 더 많이 먹은 것 같아요. 시장에 가면 아이스박스에 콩국과 우뭇가사리 담아놓고 한 그릇씩 팔았거든요. 우뭇가사리를 팩으로 파니까 집에서도 만들어 먹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우뭇가사리는 칼로리는 적고 포만감이 많아서 다이어트용으로도 좋고. 오이 채 썰고 냉면육수 부어서 냉국으로 만들어 먹어도 맛있습니다.

    여름엔 시원하게 우뭇가사리 콩국을 먹고 겨울에는 따뜻한 콩국을 많이 먹었는데, 이게 명덕역 근처에 있는 콩국집이 있어요. 따끈하고 고소한 콩국에 튀긴 빵을 올려주고 달달하게 간해서 먹는 음식입니다. 튀긴 빵이 쫄깃한 게 찹쌀 페스츄리가 같은데 이게 고소한 콩물을 머금어서 부드럽게 씹히고 한 그릇 먹으면 든든하죠. 중국에 비슷한 음식이 있는데 화교들의 영향을 받아서 이 음식이 만들어진 거라고 하네요. 이 가게들은 24시간 운영해서 한밤에 술 먹고 출출할 때나 밤새고 새벽에 야식으로 먹기 딱 좋았어요.(이 집은 돈가스도 맛집) 이 콩국은 향토 음식은 아니지만 저의 추억이 많이 있어서 글을 썼어요. 명덕역 근처에 경북예고가 있고 미술 하는 학생들이 자주 가는 대형 미술학원과 화방이 있었거든요. 저도 고등학생 때 그림을 그려서 늦게까지 미술학원에 있을 때 야식으로 먹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납작 만두


    미성당 납작 만두는 워낙 유명한데 확실히 본점의 맛이 있어요. 이 납작 만두의 포인트는 바삭하지 않고 촉촉하게 구운 만두가 뜨거울 때 대파와 고춧가루를 뿌리고 양념장을 얹어요. 그러면 파의 향이 향긋하고 적당히 매콤 짭짤하게 간이 배죠. 납작 만두를 떡볶이와 먹는 것도 맛있지만 매콤한 쫄면과 먹어도 좋아요. 양념장에 특별한 비법이 있나 싶어 사장님께 여쭤봤는데 쿨하게 국간장과 물을 1:1로 섞으라고 하시더라고요? 집에서 남작 만두를 구워서 대파 얹어 먹어봤는데 좀 아쉬운 맛이긴 했어요. 시장 이모들이 구워주는 납작 만두의 맛은 못 따라가더군요.


야끼우동&중화 비빔밥


    야끼우동은 이름은 일본어인데 왜 중국집에서 파는지 모를 일입니다. 야끼우동의 원조가 대구라고 해서 저도 참 신기했어요. 중화면을 숙주, 양파, 배추, 호박, 목이버섯 등의 갖은 채소에 새우와 돼지고기, 오징어를 넣어서 매콤하게 볶은 음식입니다. 짬뽕과는 조금 다르게 맵고 달짝지근한 맛이 있어서 가끔씩 당기는 맛이죠. 저는 대구 살다가 창원에 이사 온 첫날에 중국집 메뉴판에 야끼우동이 없어서 신기했어요.


    야끼우동은 워낙에 유명한데 제가 진짜 좋아하는 메뉴는 중화 비빔밥입니다. 국물 없는 짬뽕 같은 느낌으로 불맛 나게 볶은 채소와 고기를 밥 위에 듬뿍 얹고 그 위에 중국식 계란 프라이를 척 올려줘요. 싹싹 비벼서 먹으면 매콤하고 채소는 아삭해서 취향저격이었습니다. 나중에 대구 오시면 중화 비빔밥은 꼭 드셔 보세요~


김밥 튀김


   분식점 가면 김밥 튀김도 있었지만 김밥전도 있었어요. 김밥에 계란물 입혀서 구워 먹는 건데, 주로 하루 지나서 마른 김밥을 먹어야 할 때 계란물 입혀서 먹었어요. 김밥전이야 다른 지방에도 있겠지만 이번에 경상도 음식 조사하다가 김밥 튀김이 경상도에만 있다고 해서 깜짝 놀랐네요. 다른 지방에는 김밥 튀김이 없나요? 학교 앞에서 넓은 철판에 녹진하게 끓이는 고추장 떡볶이 국물에 이 김밥 튀김 찍어서 먹으면 배가 든든했어요. 김밥 튀김 게시물에 댓글을 보니 부산, 마산, 진주, 창원, 대구에서는 김밥 튀김을 자주 먹었다고 하네요.  


추어탕



    저는 추어탕은 다 이렇게 살짝 마른 배추잎미꾸라지의 살만 발라내어서 끓이는 줄 알았어요. 근데 방송에서 미꾸라지를 통으로 넣어 끓이는 탕이 있다는 걸 알고 얼마나 놀랬는지요! 경상도식은 구수한 추어탕에 고추와 마늘다짐을 넣고 산초와 제피가루를 넣어서 먹어요. 이 산초와 제피가루의 독특한 향 때문에 제가 어릴 때는 추어탕을 못 먹었어요. 그런데 어느 날부터 기운이 없으면 추어탕이 생각나더라고요. 미꾸라지로 만든 추어탕뿐만 아니라 민물 생선의 살을 발라내어 빨갛게 끓인 어탕(어죽)도 몸보신용 음식으로 제격이죠. 고기로 하는 몸보신과 생선으로 하는 몸보신은 다른 의미니까 복날에 삼계탕만 드시지 마시고 이런 생선탕도 한번 드셔 보세요.


선산곱창


    선산곱창의 원조는 구미지만 대구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저도 자주 먹었던 음식입니다. 선산곱창은 사골육수를 베이스로 겉절이 김치를 곱창과 같이 끓여서 칼칼하고 묵직한 곱창전골이에요. 어렸을 때는 곱창전골을 먹고 볶음밥을 먹는 게 좋았지만 어른이 되고 나선 곱창전골에 소주의 조합을 더 사랑하게 되었어요. 푹 끓여서 부드러운 곱창에 익은 김치와 파, 양파를 한 숟갈에 떠먹고 시원한 소주로 입가심을 해주는 거죠. 구미에서는 이 선산곱창이 얼마나 유명한지 봉화시장에 곱창거리를 조성할 정도랍니다. 대구의 막창이라면, 구미에는 곱창전골이 있다고 말할 수 있겠죠?



복어불고기



    어릴 때 외식메뉴는 1순위가 돼지갈비였고 2순위가 이 복어불고기였습니다. 매콤한 양념에 콩나물이 듬뿍 들어간 복어불고기는 쫄깃 탱탱한 복어살을 맛있게 먹고 남은 양념에 볶음밥을 만들어 먹는 게 최고였어요. 1970년대 후반 대구에서 개발되었다고 하는데 이 담백한 감칠맛이 묘한 중독성이 있어요. 최근에는 맑게 끓인 복어 지리에 더 끌리지만 가끔 이 매콤한 복어불고기의 맛이 생각날 때가 있습니다.



밀면


    음의 소통방에 찾아와 주신 부산 분들의 추천은 이 밀면이었습니다. 한국전쟁 때 부산까지 피난 온 실향민 출신 故이영순 할머니가 냉면을 생각하면서 밀과 전분으로 쫄깃한 국수를 만들어 먹은 게 시초였다고 해요. 이 국물에 은은하게 한약재 향이 나는 게 호불호가 있긴 하지만 시원한 국물에 탱탱한 밀면을 말아먹는 밀면에 익숙해지면 여름마다 찾는 별미가 될 거예요. 저는 고3 수험생 시절에 처음 이 밀면을 알게 되었는데 학원 근처의 밀면집에 거의 매일 갔던 기억이 있어요. 시원한 물밀면도 맛있지만 매콤 새콤한 비빔밀면의 매력있습니다. 부산에 가시면 돼지국밥에 밀면은 꼭 드셔야 하고 돌아가실 때는 부산 어묵을 한 아름 사서 가셔야 해요!


따로국밥& 순대국밥


    

    순대국밥과 따로국밥은 뭐랄까, 진정한 어른의 맛이랄까요? 그 뜨끈한 국물에 쌀밥을 말아 훌훌 먹는 국밥의 매력은 먹고사는 일의 고단함을 알아야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직장인들의 점심메뉴로도, 반주를 곁들일 식사메뉴로도, 밤새 달리고 새벽 해장음식으로도 어울리는 게 이 순대국밥과 따로국밥입니다. 특히 선지를 넣어 주는 따로국밥의 참 맛을 깨닫게 된 것은 제가 이십 대 중반이 된 후였습니다. 입에도 안 대던 선지에서 고소하고 부드러운 맛을 느낀 후로는 종종 찾아 먹는 보양식이 되었어요. 따로국밥은 밥 따로 국 따로 준다는 의미인데 처음에는 국에 밥을 말아서 줬지만 손님들의 요청으로 따로 차리기 시작했대요. 국물 위에 다진 마늘을 올려줘서 마늘의 향이 강하게 느껴집니다.


    순대국밥은 대구에서만 먹는 음식은 아니지만 저의 특별한 추억이 있어서 올립니다. 헤어진 첫 번째 남자 친구가 알려준 국밥집인데 헤어진 남자 생각이 나서 피할 법도 하건만, 국밥의 맛이 그 기억을 다 덮어버릴 정도로 맛있거든요. 뜨끈한 순대국밥에 새우젓과 후추, 부추를 넣어서 맑은 국물로 절반쯤 먹고, 빨간 양념 다진 양념을 넣어서 빨간 국물로 먹는 나름의 코스가 있습니다. 지금 제가 사는 창원에는 순대국밥보다 돼지 항정살로 만든 돼지국밥을 더 자주 먹게 되네요. 지금도 대구 갈 일이 있으면 일부러 순대국밥집을 찾아가서 먹곤 합니다.  


<사진출처>

흑태찜

뭉티기 육회

우뭇가사리콩국

명덕역 콩국

납작만두

야끼우동

중화비빔밥

김밥전

김밥튀김

추어탕

선산곱창

복어불고기

밀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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