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할 것이 틀림없는 계획표...

글을 사랑하는 여러분에게 소개하고 싶은 작가

by 구름조각

최근에 '포스 타입'이라는 사이트를 알아보고 있습니다. 새로운 플랫폼에 관심이 있는 데다 창작자를 지원하는 플랫폼이라 하기에 저도 글이나 그림을 올려볼 수 있을까 싶어서요. 다른 분들은 어떤 작품을 올리시나 궁금해서 기웃대다가 아주 울림이 큰 글을 발견하고 순식간에 읽어 나갔습니다.


이 기록은 내 몸을 죽죽 그어대던 수술 자국에 대한 예의이고, 물 건너온 장애학 서적을 게걸스럽게 읽으며 나의 존재를 찾아 헤매다 끝내 찾지 못한 지도이고, 울면서 기도했던 시간에 관한 간증이며, 그럼에도 삶이 행복해 미칠 것 같았던 기록이다. 시간이 허락하는 그 순간까지. 머리를 들고 계속, 써보기로 한다.

이 사람이 연재하는 첫 번째 글의 마지막 문장이 심장을 움켜쥐는 것 같아 자리를 뜰 수 없었습니다.


선천성 희귀 난치성 심장질환자로 태어났을 때 이미 3개월 이상 살 수 없다고 진단받았지만 30대 중반이 되도록 살아온 날들에 대한 기록입니다. 그리고 매 순간 다가오는 죽음과 삶에 대한 글입니다. 무거운 주제라고 생각했지만 단숨에 읽어 내릴 수 있었던 이유는 그래도 이 사람이 삶을 긍정하며 살아내고 매 순간 깨어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중에서도 인상 깊었던 글의 제목은 「나는 나를 동정할 틈이 없다.」입니다. 그 글을 읽고 만성질환자의 시간은 1분 1초가 소중하다는 (어쩌면 당연한) 사실을 알았습니다. 하루 24시간을 15분 단위로 나누어 96개의 시간 상자를 가지고 있다고 말하는 사람의 하루는 그날 자신의 몸 컨디션에 따라 달라진다고 합니다.


하루치의 96개의 상자 중에 80개의 상자(20시간)를 잠으로 채우고 그 남은 상자 마저 아무것도 할 수 없이 누워 있어야 하는 경우도 있어요. 그중에 단 한 개의 상자, 15분의 시간만 쓸 수 있는 날이 있다고 해도 필사를 하거나, 기도와 명상을 하거나, 책을 읽으며 한걸음 더 나아가는 삶의 지혜를 배울 수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또 실패할 것이 틀림없는 계획표를 쓴다고 담담하게 기록합니다.


'하루에 쓸 수 있는 시간이 오직 15분 한 상자뿐이라도, 또 실패할 것이 틀림없는 계획표를 쓴다는 말'에 절로 고개가 숙여졌습니다. 사람은 늘 가진 것을 소중히 여기지 않는다지만 하루에 매일 96개의 시간 상자를 선물 받는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어요. 의식 없이 보내는 많은 시간들을 선물 상자로 생각하니, 이 작가가 고통 속에서도 삶을 긍정하는 이유를 알 것 같습니다.


'죽음을 늘 의식하고 사는 삶은 어떤가.' 고민해 봤습니다. 그러나 제가 살아보지 않은 인생을 멋대로 짐작하여 '~할 것이다.'라고 말하는 것에 부끄러움을 느꼈습니다. 그리고 이런 부끄러움조차 치열하게 생존하고 있는 이 작가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해서 생각을 고쳤습니다. 이 사람은 자신의 전장에서 굳건히 버티는 사람이고 그의 고통을 제가 감히 헤아릴 수 없으니 어떤 말도 할 수 없겠지요. 여러분도 직접 글을 읽어보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이 글을 쓰기 전에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행여라도 동정심에 이 사람을 돕자는 뜻으로 전달될까 봐서요. 그런 값싼 동정은 그가 견뎌내고 있는 고통의 의미를 흐리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글을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실력 있는 작가의 진솔한 글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문장력이 좋고 진정성이 가득해 마음에 울림이 있는 글이니 저의 독자분들도 관심이 가실 것 같습니다. 브런치를 이용하는 사람이라면 틀림없이 좋은 글을 사랑하는 분일 테니까요.


살아있는 것만으로 매일의 전투에서 승리하고 돌아온 강인한 여전사의 이야기를 읽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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