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구름조각 Sep 11. 2021

밀당은시소 타기와비슷하다.

우리가 알아야 할 실용 연애 기술 2.

    밀당의 기술을 설명하기 위해 어렸을 때 시소를 타던 기억을 떠올려보자. 어렸을 때 시소를 타면 늘 친구들과 무게가 달라서 시소놀이를 하기 위해 꾀를 내어야 할 때가 있었다. 한쪽이 무게가 너무 무거우면 무거운 쪽이 발을 굴러야 시소 놀이가 가능했다. 그건 한쪽이 놀아주는 경우지 함께 노는 건 아니었다. 상상의 실험으로 가상의 친구와 시소놀이를 한다고 가정해보자. 나는 50kg이고 친구가 40kg일 때 두 친구가 모두 즐겁게 시소를 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1. 내 무게를 10kg 덜어낸다.

    실제로 사람이 타고 있다면 10kg을 덜어내는 게 불가능하겠지만 일단 상상의 실험이라고 생각해보자. 10kg를 덜어내면 상대와 나 모두 40kg 될 테니 즐겁게 시소놀이를 할 수 있다. 


2. 내 무게를 5kg 떼어준다.

    마찬가지로 상상의 실험이라고 생각할 때 둘 모두 45kg의 무게로 비슷하게 시소놀이를 즐길 수 있다.  


3. 친구에게 10kg 더해준다.

    친구 쪽에 10kg을 더해주는 경우가 있다. 그럼 둘 다 50kg이 되어서 비슷하게 시소놀이를 할 수 있다. 


4. 내가 무게 중심을 앞으로 옮긴다. 

    지렛대의 원리를 기억해보자. 받침점을 중심으로 떨어진 거리가 짧아지면 무거운 무게를 가진 사람도 훨씬 가벼운 사람과 비슷한 힘이 작용해 시소놀이를 즐길 수 있다. 


시소 놀이와 밀당의 기술

마음의 무게를 비슷하게 균형을 맞춘다고 했을 때 시소놀이를 밀당의 기술에 비유해보려고 한다. 내 마음이 상대보다 더 무거울 때 즉, 내가 상대를 더 많이 사랑할 때 어떻게 마음의 균형을 맞출지에 대한 방법이다. 


1. 내 마음을 상대만큼 덜어낸다.

    내가 더 많이 사랑해서 관계가 고착되는 경우가 있다. 그래서 내가 더 사랑을 퍼붓는 것 같은 기분이 들 때, 그래서 관계의 균형이 무너졌을 때 해야 할 것은 '덜 사랑하는 것'이다. 마음의 무게를 덜어내는 방법은 상대방에게 덜 신경 쓰고 덜 시간을 투자하는 것이다. 애써 사랑하지 않는 척하는 것은 금세 들킬 얄팍한 수법이다. 상대를 향하는 나의 열정과 시간을 자기 계발을 위해 사용하거나 다른 취미생활로 해소해보자. 상대에게 요구하는 친밀감의 깊이가 해소되지 않을 때는 다른 친구들과 만나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다. 


2. 내 마음을 상대에게 전해준다.

    내가 더 많이 사랑하는 마음을 표현하고 서로 비슷하게 관계에 기여하도록 합의하는 것이다. 이때 중요한 건 상대의 필요와 나의 필요에서 합의점을 찾을 수 있는 협상의 기술이다. 권태기를 극복하는 커플에게 유용할 수 있는 방법인데 두 사람 모두 '지금의 관계를 깰 생각이 없다'는 전제가 필요하다. 오랜 관계가 고착되었을 때 새로운 환경이나 새로운 활동을 하면서 관계의 전환점으로 삼을 수 있다. 이때 중요한 점은 상대방을 비난하지 않는 태도이다. "네가 나를 충분히 사랑하지 않는다."는 불평이나 투정이 다툼의 원인이 된다. 


3. 상대가 나를 더 좋아하게 만든다. 

    나의 매력을 더 키워서 상대방이 나를 더욱 좋아하게 만드는 경우가 되겠다. 이런 경우에는 자기만의 매력을 잘 파악하고 적절한 때에 어필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자기를 잘 표현하는 능력은 취업 면접에만 필요한 게 아니다. 다른 사람과 관계를 맺을 때도 내가 어떤 사람인지를 잘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 자신의 매력을 정확히 안다는 것과 그 안에서 상대가 원하는 매력 포인트가 무엇인지 파악하는 것이 힘들 수 있다. 그러니 썸이든 사귀는 동안 상대방이 어떤 사람인지 잘 알고 있는 것이 중요하다.     


4. 내가 더 좋아하는 상황에서 기다린다.

    상대를 더 좋아한다는 것을 인정하고 조용히 마음을 쏟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수는 있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무한정 퍼주고 잘해주는 연애를 하는 사람들도 있으니까 말이다. 기꺼이 관계의 을이 되는 것 같아도, 이렇게 더 많이 사랑하는 사람에게 의외로 관계의 주도권이 있는 경우가 많다. 늘 사랑을 주는 사람에게 길들여지면 그 상대가 갑자기 마음이 변하거나 태도가 달라졌을 때 당황하는 쪽은 '받는 것에 익숙해진 사람'이다. 마치 더 무거운 친구와 시소놀이를 할 때 무거운 친구가 발을 굴러줘야 시소놀이가 가능한 것처럼, 더 사랑하는 쪽이 관계의 시작과 끝을 맺을 때가 많다. 더 사랑하는 것을 자존심 상하는 일이라고 생각할 필요가 없는 점이다. 


    연애가 어려운 이유는 이것이 인간관계 중에서 가장 친밀한 관계이기 때문이다. 부모와 자식 사이에서도 넘지 않는 선을 사랑하는 사람과는 자유롭게 넘나들 수 있다. 그러니 인간관계에서 생길 수 있는 모든 문제가 연애 중에 발생할 수 있다. 그러니 인간관계를 잘하는 사람, 여러 상황과 사람에게 유연하게 잘 적응할 수 있는 사람이 연애도 잘할 수 있는 셈이다. 밀당이라 함은 그런 관계에서 나와 상대방에게 상처 주지 않고 관계를 발전시킬 수 있는 방법 중 하나이다. 


    정리하자면 밀당을 할 때 가져야 할 자세는 '여유로움'이다. 연애는 더 사랑하는 쪽이 아니라, 더 조급한 쪽이 지는 게임이다. 천천히 상대방을 알아가면서 나에게 잘 맞는 사람을 찾겠다는 마음으로 여유를 가져보자. 밀당할 때 가져야 할 자세는 다음과 같다. 자신감과 여유가 더 매력적인 사람을 만든다. 


  ① 나를 사랑하지 않는 사람에게 매달려서 사랑을 구걸하지 말자. 

  ② 나를 더 좋아하지 않는다고 상대방을 똥차, 쓰레기, 나쁜ⅹ취급하지 말자.

  ③ 상대방의 장점을 이상화하느라 그 앞에서 주눅 들거나 매력을 묻어놓지 말자.     

  ④ 내가 더 좋아한다고 관계에서 피해자나 을이 되었다고 슬퍼하지 말자. 

매거진의 이전글 썸과 연애, 미묘한 밀당의 기술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