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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름조각 Dec 08. 2021

말보다 말투가 중요하다

사회생활에서 제일 중요한 것

    글에는 사람의 개성이 고스란히 묻어나기에 누군가는 나의 글을 "예리하다"고 표현했다. 직설적이고 간결한 말투 뿐만 아니라, 문제의 핵심이 뭔지 드러내려는 의도가 보이기 때문이다. 이런 성향이 말에도 고스란히 드러나기 때문에 직설적이고 명확하게 이야기하는 것을 좋아한다. 그 덕에 사람들과의 대화에서 '팩트폭격'이라거나 '말에 뼈가 있다'는 반응을 듣곤한다. 그나마 나이가 들고 사회에서 여러 사람들을 만나면서 조금 둥글어진 언어를 사용하려 하지만 '천성'이 이런 것은 어쩔 수 없다. 


    내 사주 팔자에 '현침살'이 있다고 들었을 때는 오히려 반가울 정도였다. 이런 직설적인 말투가 타고난 팔자때문이라는 '면죄부'를 하나 얻은 것 같았다. '현침살'이 있는 사람은 성격이 섬세하고 날카롭고 비판적이며 언변이 강하다고 한다. 한마디로 독설가유형이며 '현침'이라는 단어는 날카롭고 뾰족한 것을 의미해 의사, 약사, 보석세공, 문필가, 비평가 등의 직업을 가진다고 한다. 붓, 바늘, 칼, 가위 등의 뽀족한 것들 중에 나는 만년필을 골라 글쓰기를 즐기는 사람이 되었다. 그러나 모든 날카로운 것들은 잘 쓰면 좋은 도구지만 잘 못 쓰면 사람을 다치게 한다. 특히나 날카로운 말과 글은 나를 포함한 누구든 다치게 할 수 있다. 일찍이 말했듯 사람은 몸의 상처보다 마음의 상처에 더 쉽게 무너지니, 나 같은 사람일 수록 말을 더 조심할 수 밖에 없다. 


    예리한 칼을 이롭게 쓰듯이 꼭 필요한 장소와 타이밍에 날카로운 비판을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렇기엔 지나친 솔직함으로 굳이 하지 않아도 될 말을 뱉은 적이 더 많다. "옳은 말도 옳지 않는 타이밍에 꺼내면 옳지 않은 말이 된다." 거기에 덧붙여 "옳은 말도 옳지 않은 태도로 말하면 옳지 않은 말이 된다." 말에는 그 내용만큼이나 말의 타이밍과 말하는 태도가 중요한 것이다. 사회 생활에서 겪은 지혜는 결국 올바른 태도와 상대에 대한 배려였다. 

말의 타이밍

    아무리 옳은 말이어도 상대가 들을 준비가 되지 않았을 때는 '잔소리'나 '주제넘은 참견'에 불과하다. 그러니 말을 시작하기 앞서 상대방이 내 말을 받아들일 수 있을지를 살피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 그럴때 상대의 성격뿐만 아니라 심리상태나 건강 상태도 살피는 것이 좋다. 몸이 아픈 상태나 며칠동안 과로로 피곤한 상태에서는 어떤 사람이든 날카로워지기 마련이고 이럴 때는 어떤 말을 하든 귀에 들어오지 않는다. 상대방이 평온하고 타인의 말을 들을 수 있는 상황일 때 말을 꺼내야 한다. 그러니 최적의 말하는 타이밍이란 내가 준비되었을 때보다 상대의 귀가 열려 있을 때이다.


말하는 태도

    말하는 사람의 내용보다 그의 태도가 더 중요하다. 아무리 옳지 않은 말일지라도 매력적인 사람이 근사한 옷을 입고 자신감 넘치는 태도로 말하면 옳다고 느끼기 쉬워진다. 이런 내용은 앤디 하버마커의 저서「폭스팩터 : 무의식을 조종하는 매혹의 기술」에 잘 정리되어 있다. 사기꾼들이 근사한 옷을 입고 과시하는 태도를 가지는 것도 사람들이 태도에 쉽게 속기 때문이다. 


    말투가 택배상자라면, 말은 그 안에 담긴 내용물이다. 잘 포장되어 원하는 타이밍에 받는 택배는 반갑지만 예상치 못한 타이밍에 지저분한 상자를 떠안으면 기분이 상할 수밖에 없다. 그렇기에 말의 의도가 어떠하든 그것을 전달하는 방식, 태도가 받아들이는 사람의 태도를 결정하는 것이다. 부드럽고 잘 정제된 말과 상대를 배려하는 태도라면 어떤 의도든 잘 전달될 수 있다. 

충고, 조언, 비판, 평가

    뼈 아픈 말이나 나의 잘못을 고스란히 드러내는 말임에도 고맙게 느껴지는 경우가 있다. 상대가 정말 내가 잘 되길 바라서 조심스럽게 조언을 할 때 그렇다. 사회생활에서 이렇게 진심어린 조언을 해주는 사람을 만난다면 나이나 성별, 직급과 관계없이 감사하게 들어야 한다. 나이가 들 수록, 사회생활에 노련해 질 수록 사이가 불편해질 것을 감수하고 조언이나 충고를 해주는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주변에서 그런 말을 안 한다면 자신의 행동이 잘 못된지 모르고 같은 실수를 하다 혼자 남겨지기 쉽상이다. 그렇게 나이가 50살, 60살이 되면 자신의 성격을 바꾸거나 새로운 인간관계를 시작하지 못하고 고립되고 만다.       


    한때 충고, 조언, 비판, 평가를 하지 말라는 책도 있었지만 지금 당장 마음이 힘들고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나 그렇다.「당신이 옳다」라는 책의 저자 정혜신 박사도 국가 폭력이나 대규모 해고 사태, 세월호 참사의 유족들을 상담한 경력으로 썼다.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을 상실하거나 피해을 입고 당장 정신적으로 힘든 사람에게는 위로와 공감이 1순위이다. 그런 극단적인 상황이 아니라 일상적인 경우에 우리는 다양한 피드백을 들으면서 살 수 밖에 없다. 칭찬같은 긍정적인 피드백도 있겠지만 부정적인 피드백도 많을 것이다. 사소하게는 "양말을 뒤집어 내놓지 말라"에서 부터 직장생활에서 "능력이 부족하다"는 말까지. 이런 피드백을 외면한다면 개선이나 발전이 쉽지 않을 것이다. 자신의 발전을 위해 겸허히 피드백을 받아들이는 태도와 함께 소중한 사람에게 꼭 필요한 조언을 부드럽게 전하는 것 또한 중요한 사회생활의 기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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