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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름조각 May 14. 2024

질 보다 양으로 승부하세요.

요령이 부족할 때는 양치기라도 하는 법

열일백서 6.

요즘에는 '무작정 열심히 하는 것은 바보 같은 짓'이란 인식이 있는 것 같습니다. 

중요한 일을 요령껏 잘하는 사람이 되라는 거죠. 그런데 일이란 게 그렇게 쉽던가요? 아무것도 모르는 신입이 중요한 일이 뭔지는 어떻게 알겠어요? 선배들의 요령을 눈치껏 따라 한다고 금방 밑천이 드러날 뿐입니다. 

처음 뭔가를 배우기 시작할 때는 중요한 것을 찾거나, 요령을 찾지 마세요. 일단은 무조건 많이 하세요. 닥치는 대로 해보면서 자신의 한계를 넓혀가고 시행착오를 겪어야 요령이 생깁니다. 남이 닦아놓은 쉬운 길을 찾지 말고 자신만의 길을 찾아보세요. 그러려면 초반 삽질은 필수입니다. 


얼마 전 내가 쓴 기사가 SNS와 커뮤니티에서 공유되어 화제가 됐다. 조회수가 급상승했다. 회사에 전화가 온다. 나한테 인터뷰를 요청하고 싶다는 전화다. 


기사의 파급력이 곧 기자의 영향력이 된다. 하지만 그 기사를 쓸 때는 이만큼 반응이 있을 거라고 예상하진 않았다. 그저 해왔던 것처럼 무작정 열심히 취재하고 기사를 쓰다 얻어걸린 행운과 같다. 


실력 있는 기자가 되는 길은 두 가지다. 남들보다 빠르게 소식을 전하거나, 깊이 있는 통찰을 전하는 것이다. 그러나 신입 기자는 아직 현장에서 기사거리를 캐치할 수도, 깊이 있게 상황을 해석하는 능력도 부족하다. 그러면 제3의 길은 남들이 아직 찾지 못한 기사거리를 발굴하는 것이다. 


무한 삽질이 필요한 순간이다.  


영어공부도 처음 시작할 때는 지루한 삽질이 필요하다. 혀를 굴리며 R발음을 원어민처럼 내려고 노력하기보다, R로 시작하는 단어를 무작정 많이 외우는 게 낫다. 


글쓰기 실력을 쌓고 싶을 때도 일단 많이 쓰는 게 좋다. 완벽한 한 편의 글을 완성하려 애쓰면 오히려 실력이 늘지 않는다. 틀리거나 부족한 글이어도 많이 쓰다 보면 자연스럽게 실력이 쌓여간다. 그 과정이 쌓이면 과거에 쓴 글에서 아쉬운 부분이 보인다. 

'그때 이렇게 쓸걸...' 

'이 문장은 촌스럽네'

'더 나은 단어가 없을까?'

아쉬운 만큼 더 나아지려고 노력하면 그만이다. 그때는 조금의 요령과 조언으로 실력이 크게 늘어날 수도 있다. 부족한 글들은 묻어두고 새로 쓰는 글은 더 잘 쓰려고 노력하면 된다. 


일을 배울 때도 마찬가지. 처음에는 잘 몰라도, 모든 게 이해가지 않아도, 부족하다고 느껴져도 일단은 많이 해보는 게 좋다. 스스로 아쉬움을 느끼고 더 나은 방법을 찾으려고 애쓰면서 실력이 성장한다. 


내 몫의 일보다 조금 더 많이 하고. 매번 새로운 방법을 고민하고. 조금 더 찾아보고 조금 더 물어봤다. 그런 약간의 노력들이 쌓여서 생각지 못한 기회를 찾게 해 준다. 


요즘 커리어 조언들은 적당주의와 워라밸을 가르치지만, 난 유능한 사람이 되고 싶다. 그러니까 난 고리타분한 조언을 해야겠다. 뭔가 뭔지 모르겠으면 일단 많이 해보면서 자신만의 방법을 찾아가라고. 남들이 잘 닦아 놓은 길을 가지 말고 네가 새롭게 길을 만들어 가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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