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하늘바다시인 Jul 15. 2021

회사를 그만두려는 친구에게 ‘꼰대’ 같은 말을 하려다가

[감성에세이] ‘꼰대’인 나를 느꼈을 때

중학교 여자 동창생과 전화 통화를 하다가 갑자기  자신이 ‘꼰대 됐다는 것을 절실히 느꼈습니다. 저는 저녁 산책을 하면서 가끔  친한 동창생에게 연락합니다. 사소한 이야기 등을 주고받죠. 이날도 그랬습니다.  친구는 물리치료사 일을 그만두고 꽃집, 원예 같은 일을 하고 싶다는 심경을 제게 내비쳤습니다. 이때 저는 멀쩡한 직장을 그만두지 말고, 꽃꽂이는 취미로 하라는 말이 턱밑까지 왔다가 ‘아차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꼰대같은 말을 하려고 한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꼰대 자기의 구태의연한 사고방식을 타인에게 강요하는 사람을 일컫는 단어입니다. 아직 마흔도 되지 않는 제가 꼰대 입문자가  있었습니다.    

  

잠시 심호흡을 하고 저는 그녀에게 말했습니다. “지금 일을 하면서 차근차근 네가 하고 싶은 일, 꿈을 위해 걸어가는 게 좋겠다.” 이 답은 사회에 물들어 ‘꼰대’가 된 제 자신과 아직 꿈과 열정이 가득한 제 마음이 뒤섞인 말입니다. “그래, 당장 일 때려치우고 너의 꿈을 향해 도전해!” 이렇게 멋진 말을 하고 싶지만, 나이가 들면서 감성보다는 이성에 가까운 말을 하게 됩니다. 솔직히 제가 당장 일을 그만두라고 해도, 그녀가 일을 그만두고 꽃집을 할지 안 할지는 모르는 일입니다. 단지, 그녀가 듣고 싶은 말은 자신의 꿈을 응원받고 싶은 마음이 더 클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사진. 플리커


예전에 제가 가장 듣기 싫었던 말이 있었습니다. “안돼!” “네가 할 수 있을 것 같아?” “이상보다는 현실을 생각해!” “꿈은 좋지, 그런데 안 될 거야!” 무수하게 자신감을 떨어뜨린 바위 같은 말들입니다. 우리는 해보지도 않고, 현재만을 보고 모든 것을 판단하게 됩니다. 그리고 ‘꼰대’처럼 말합니다. 어렵고 확률이 낮은 일도 해보면 될 수도 있습니다. 제가 이제까지 했던 일 중에서 안 된다는 생각을 가졌다면 한 가지도 실천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무조건 된다는 생각으로 했으며, 노력했습니다. 예로, 저는 서른 살 전에 책을 써보자고 다짐했지만 이루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흘러 그 마음은 6년이 지나 이루게 됐습니다.      


학창 시절, 제가 좋아했던 사람은 ‘꼰대’와 반대되는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래, 할 수 있을 거야!” 단순하지만 힘을 북돋아 주는 말을 하는 이들을 저는 좋아했습니다. 지금 당장은 제 능력을 벗어난 일일지라도 그들은 안 된다는 말보다는 용기를 주었습니다. 저 역시, 제 능력을 알고 있기 때문에 무작정 할 수 있다는 것보다 노력해보자라고 다짐을 하게 됐습니다. 그 마음이 조금이나마 성취를 이루게 해 주는 원동력이 됐습니다. 그래서 저 역시도 누군가에게 “할 수 있다”라는 말을 했던 것 같습니다.      


주위 사람 누군가가 허무맹랑한 말을 할 수 있습니다. 학교 성적이 좋지 않은 조카가 하버드대에 들어간다고 할 수도 있으며, 의사가 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사업으로 1조 원을 벌겠다는 친구가 있을 수 있으며, 판매 전부터 완판을 시키겠다고 호언장담하는 마케터가 있을 수 있습니다. 그때 “안 될 거야”라고 말하는 대신에 “할 수 있어”, “한 번 해보자”라고 따뜻한 말을 해주면 세상은 달라질 것입니다. 현실에는 날개가 없지만 누군가의 격려가 하늘을 날게 할 수 도 있습니다. 길을 가다가 하늘을 올려다보니, 구름 사이로 비행기가 사라집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내가 뒤처졌을 때, 앞선 가는 이들에게 연락하기 두렵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