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19로 인해 교생 실습 기간이 보름으로 줄었습니다. 예전에 사범대 부속여중으로 교생 실습을 나갔는데 교생만 거의 150명이 갔었어요. 3주간 수업 전부를 교생들이 했으니 학교에서는 정말 큰 행사였죠. 거의 3주간 거의 20시간의 수업 경험을 했는데 웃기게도 교생 실습 후 '교사가 되면 안 되겠다!'는 결심을 했었습니다. 교사가 싫은 게 아니라 수업이 너무 힘들고 내가 너무 부족하다는 걸 절실히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인생은 참 알 수 없는 것 같습니다. 그렇게 결심하고 수학 공부를 더 하려고 했는데 희한하게도 돌고 돌아서 지금 교사의 모습으로 서 있습니다. 군대 전역 후 수학과 대학원을 그만두고 수학교육과로 갔을 때만 해도 내 인생의 진로 고민은 마지막일 줄 알았습니다. 수학교육과로 가도, 수학 교사가 되어도 한동안은 진로의 고민을 계속했었습니다.
올해 교생 중 생명과학 교생으로 왔던 졸업생이 한 명 있었습니다. 과학교육과 수학교육을 복수 전공을 하고 있는데, 과목을 뭘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이야기도 하고.. 자신은 교사가 되기엔 너무 부족한 것 같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듣고 그러던 중 문득
"제가 교사가 되면.. 너무 두려울 것 같아요." "그런 건 마음과 경험이 해결해줘. 나도 교사 안 하려고 했잖아."
그러다가 제가 문득
"교사가 되는 것도 물론 중요한데.. 교실 밖에 네 삶도 중요해. 네가 하고 싶은 뭔가 있어야지." "네?" "교실에서만 사는 게 아니잖아. 학생도 성장시켜야 하지만 너도 발전해야지. 하고 싶은 걸 만들어." "선생님은 그런 게 있으세요?" "인공지능 공부. 글 쓰기." "오, 어렵지 않아요?" "어렵지. 미치겠어. 그런데 공부하는 게 나름 재미있어. 그리고 언젠가 책 쓸 거야. 작가도 되려고."
그냥 재미있는 대화로 끝난 줄 알았는데 그 이야기가 기억에 남았나 봅니다. 교생 실습을 마무리하며 감사의 마음을 담아 커피 쿠폰과 손 편지 한 장을 써왔네요.
교사로 사는 것도 중요한데 평생 동안 가슴이 뛰는 뭔가를 늘 지니고 살아야죠. 일도 중요하지만 자신도 중요합니다. 공부도 중요하지만 나 자신도 중요합니다. 공부만 하는 의대생이라고 공부만 해야 하는 건 아닙니다. 최근 도쿄대 의대생이 일본 관동 대학 대회 세단 뛰기에서 우승해서 화재가 되었죠. 왕년의 해외 축구팬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우크라이나 특급 스트라이커였던 셰브첸코도 의대생 출신입니다.(지망생이었다는 말도 있지만 뭐 그게 중요하진 않습니다! ㅎㅎ)
잘하는 것도 중요하죠. 그런데 좋아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내가 좋아하는 걸 한다는 것은 나를 위한 시간을 보낸다는 의미입니다. 즉 나의 존재를 소중하게 여긴다는 행동이죠. 당장은 아니더라도 내가 좋아하는 것을 꼭 찾아보세요. 내가 해야할 역할도 중요하지만 나를 소중히 여기는 마음 또한 중요하니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