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났던 책
첫눈이 내렸다. 올해 첫눈은 우리들과 거리두기라도 하듯, 그렇게 조용히 소리 소문 없이 다녀갔다.
나는 첫눈을 영접하지 못해 아쉬웠다. 혼자서만.
사람들은 첫눈이 오면 만나자고 했다. 말로만.
지금 보고 싶은 데, 왜 첫눈이 내릴 때 만나자고 할까. 아마 첫눈은 그럴싸한 핑계인가 보다. 어색하니까, 눈치챌까 봐, 속마음을 들킬까 봐...
오늘 내린 첫눈을 생각하다, 문득 결이 비슷한 “책”이 떠올랐다.
그때 말할 걸 그랬어
“저, 다음에 내려요." 버스에 타고 있던 남자가 마음에 드는 여자에게 이렇게 말한다. 그리고 함께 내린 두 사람. 오래전 TV광고의 한 장면인데, 초면에 이렇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까? 용기를 내어 고백했다면 정말 좋은 인연이 되었을까? 상상에 맡긴다.
저자인 소피 블래콜은 우연히 missed connections (놓친 인연)라는 인터넷 사이트를 알게 되고, 그곳에 담긴 수많은 사연들을 만나게 된다.
당신은 기타를 들고 있었고, 난 파란색 모자를 쓰고 있었어요.
지하철 플랫폼에서 우린 눈이 마주쳤고 미소를 지었어요.
난 뉴요커 지를 읽고 있었지만, 눈에 하나도 들어오지 않았어요.
당신은 Q선을 탔고, 난 남아서 B선을 기다렸어요. 당신은 정말 멋졌어요. "
어퍼 웨스트사이드 70의 거리에서 오늘 밤 열한 시에 당신과 스쳤어요.
당신이 "안녕하세요."라고 말했고, 나도 "안녕하세요."라고 답했어요.
그런 후 우린 서로 다른 건물로 들어가고 말았어요.
사이트에 올라온 내용은, 첫눈에 반했거나 우연히 만난 상대가 마음에 들었음에도 이루어지지 못한 가슴 아픈 이야기, 놓친 인연에 대한 절절한 그리움과 안타까움이 담긴 것들이 대부분이었다. 이를 본 작가는 그들의 사연을 블로그로 재구성하였고, 아름다운 일러스트를 본 사람들의 열화와 같은 반응에 힘입어, <Missed Connections>가 나오게 되었다.
첫눈에 반하는 사랑... 드라마나 영화에서는 가능할 것 같은 데... 순간의 감정에 모든 인생을 걸어도 될까. 하지만 그 순간만큼은 진심이었다면? 그래서 놓친 인연도 인연이라면? 처음 보는 순간 사랑에 빠졌다는 말을 믿지 않는 사람도 이 책을 보면 생각이 바뀔지도 모르겠다.
일러스트로 담아낸 이들의 이야기는, 놓친 인연에 마음을 뺏긴 체 실의에 빠졌거나, 고통스러워 하는 것처럼 보이지 않았다. 사랑스럽고 귀여운 그림을 보고 있자니, 궁금해지기까지 하다. 과연 그들은 다시 만났을까? 도대체 어떤 사람이길래 그토록 절절하게 자신의 심경을 토로할까? 그리고 응원하고 격려할 것 같다. “어디에 사는 누구인지 모르지만, 그 사람 꼭 다시 만날 거예요. 만날 사람은 반드시 만난답니다. ”
그런데 첫눈에 반한 사랑은 영원할까? 글쎄, 경험자는 알겠지.

첫눈이 내린 날, 사무치게 그리운 이가 있다면,
그때 그 사람 생각에 밤을 지새운 적이 있다면, 이 책을 읽어보길 바란다.
<그때 말할 걸 그랬어>
원제: Missed Connections
*생각나는 영화- <레터스 투 줄리엣>
*노래- Sia의 snowman
*(책을 읽은) 3년 전의 감정과는 사뭇 달랐으나, 아름다운 일러스트가 주는 감동은 다시 살아났다.
2020년 한 해... 많은 게 바뀌었다. 길에서 누군가 마주칠까 겁나는 세상... 피하는 게 상책인 세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