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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깔깔마녀 May 31. 2024

인디언 기우제

5월의 어느 화창한 날


인디언 기우제, 비가 올 때까지 기우제를 지내는 것을 의미한다.


나는  오랫동안 닥터쇼핑을 했고, 전전긍긍하며 살아왔다. 물론 딱히 병명이 나온 것도 아니고, 그냥 기능적으로 튼튼하진 못하니, 조금만 무리해도 (몸에) 무리가 된다. 

그래도 다행히, 좋은 사람들의 도움으로 여기까지 왔다. (내가 부족한  존재임을 알고, 받아들이니, 더 나아지는 것 같다.)


하지만 컨디션을 꾸준히 유지 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었다. (노력 부족이겠지)

어제는 에어컨이 너무 강하게 나오는 곳에 있었더니, 밤새 아팠다. 결국 핫팩을 붙이고 잠을 청했다. (다행히 잘 자는 나)

내가 나를 응원한다지만, 늘 의지가 넘치는 것도 아니므로, 가끔은 세상을 향해 섭섭하단 표를 내곤 한다.  

의지 또한 유한한 자원이라고 하지 않았던가. (장강명 작가의 칼럼이었던 것으로 기억)

지금 바닥인 상황에 이르렀다. (지난 주말 이후)

그래서 억지로 억지로 긁어 버티는 중이다.

이럴 땐, 그저 그날의 기분에 맡긴 채 지내는 것도 방법이다.




5월의 환상적인 날씨가 펼쳐진 지난 주말, 

이 풍광은 집에서 감상하는 것으로도 충분하고, 지금은 굳이 멀리 가지 않아도 쾌청한 하늘과 바람을 느낄 수 있다. 그럼에도  The night is still young을 외치는 나를 달래야만 했다. 

특히, 걷기를 좋아하므로, 많이 아쉽다. 엄살의 강도도 심해진다. 

'아름다운 풍경도 누군가에겐 그림에 불과하고, 어떤 이에겐 감상할 여력조차 없겠지.'

활보는 잠시 못하더라도, 눈으로 즐길 수는 있으니 다행이란 생각을 하며 힘을 내본다.


피곤해서 침대에 누워 버리는 시간도 더 빨라졌는데, 문득 이런 생각이 떠올랐다.

아, 인디언 기우제!

그래. 비가 올 때까지 기우제를 지내면, 결국 비가 내린다고 했지.


나도 그 마음으로 치료받아야겠다.

나을 때까지, 노력해 보자. 

다만, 치료받는 동안 경제적, 정신적, 물리적 이 모든 제반 상황이 받쳐주면 좋겠다.

다른 고민 없이 온전히 내 몸의 회복에 힘쓸 수 있도록, 다시 한번 내 인생이 나를 지지하고 도와주길 간절히 바란다.


오늘 다시 밥을 잘 먹고 움직이니, 조금이나마 회복한 것 같다.

이렇게 글을 쓸 수 있음은, 또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


내일은 또 다를 것이라 믿는다.

세렌디피티. 어떤 좋은 일이 기다릴지, 누가 아는가.

좋은 일도 모르는 사이 생기리라!

내일은 6월의 시작이다. 아직 2024년, 많이 남았구나~.



계획은 종종 샛길로 새곤 했다.

그래서

오늘 , 하루 즐겁게 살면 된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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