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팅의 Come Again_슬픔 속에서 발견한 희망
가끔, 가사도 잘 모르면서 듣자마자 마음을 사로잡는 노래가 있다. 내게 이 음악이 그랬다.
John Dowland(1563–1626)는 르네상스 시대의 작곡가이자 류트 연주자, 가수였다. 그의 곡을 스팅이, 류트 연주가 에딘 카라마조프의 반주와 함께 현대적으로 재해석하여 부른 것이 바로 이 노래다.
르네상스 시대의 원곡이 어떻게 연주되었는지 들어본 적은 없지만, 분명 그 당시와는 또 다른 느낌일 것이다. 스팅이라면, Englishman in New York과 Shape of My Heart(영화 레옹 삽입곡)을 대표곡으로 들었고, 나중에 알게 된 Fields of Gold도 즐겨 듣곤 한다.
"Come Again"으로 “다시 돌아와”, 궁금한 것들을 찾아보았다.
반주에 사용된 악기 류트는 16세기부터 18세기 사이 유행했던 발현악기로, 손가락이나 피크로 줄을 튕겨 소리를 내는 데, 만돌린이나 하프와 비슷하며, 반주와 솔로 연주 모두에 사용된다. 음색은 부드럽고 따뜻하며, 르네상스 시대의 조용하고 차분한 분위기와 잘 어울린다. 바이올린처럼 강하게 울리진 않고, 공명통에서 자연스럽게 퍼지는 소리가 특징이다. 가끔 시대극에서 류트를 연주하는 장면을 본 기억도 있다. 중저음의 은은하고 둥근 울림이 파스텔처럼 퍼지듯 다가왔다.
류트 연주가 에딘 카라마조프는 보스니아 출신의 류티스트 겸 기타리스트로, 스팅의 앨범 Songs from the Labyrinth에서 류트 반주자로 참여했다. 그의 연주 덕분에 곡 전체에 서정성이 더해진 거 같다.
노래를 처음 들었던 지난겨울, 류트의 부드럽고 따뜻한 소리는 새로운 메시지처럼 들렸다. 크리스마스 무렵이었지만, 더는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고 그날도 평범하게 보냈다. 따뜻한 대추차와 가장 좋아하는 간식인 대추야자를 쟁반에 담고, 햇살 가득한 거실에 앉아 라디오를 켰다. 그런데 당시 처음 들었음에도, Come Again은 어떤 캐럴보다 분위기 있었다. 음악에 몸을 맡기고, 흐르는 선율 속으로 천천히 빠져들었다.
1년이 다 되어가는 어제, 문득 이 곡이 떠올랐고, 이번에는 검색까지 하게 되었다. 사계절의 순환처럼, 인간의 삶도 겨울을 지나 봄을 맞이할 수 있을까. 겨울이 지나면 봄이 오듯, 우리의 인생 속 잃어버린 기쁨과 사랑도 "다시 찾아올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멈추지 않았다.
노랫말을 찾아보니, 떠나간 사랑을 그리워하며 그 마음을 멈출 수 없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또한, 잃어버린 사랑이 다시 돌아오리라는 믿음, 거기에 희미하게나마 희망이 덧대어진 것 같았다. 흔히, 떠나간 사랑은 잊고 새로운 사랑을 찾으라고 하지만, 그게 항상 마음먹은 대로 되지는 않는다. 관계의 깊이와 정도에 따라 다르다. 부모와 자녀 관계는 특히 다를 것이다. 일찍 아이를 잃은 부모의 마음이라면 평생 품고 살아야 할 감정으로 자리 잡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반드시 고통스럽기만 한 것은 아니라고 말하고 싶다. 그리움을 담은 기억 속에서 사랑하는 이를 살아있게 만드는 것은, 겨울이 지나 봄이 찾아오는 느낌과 맞닿았다. 늘 함께하진 못해도, 어떤 시간, 어떤 장소에서 떠나간 이를 떠올리는 마음은, 다시 찾아오는 봄과 닮아 있어, 슬픔도 조금은 희석되는 듯했다.
16세기의 음악이 21세기의 나에게까지 와닿았다는 사실이 놀랍고도 반가웠다. 마치 그때의 사람을 잠시 만난 듯한 착각이 들었다. 클래식 음악이 그러했기에 당연한 일일 수도 있지만, 그 순간의 감정은 분명 특별했다. Come Again의 첫 소절이 흐르자마자, 길게 닫힌 창문 사이로 햇살이 스며들었다고 할까. 선율은 현재의 내 감정과 맞물려 더욱 풍부해졌다.
노랫말만 들었을 때는, 떠난 사랑, 이루지 못한 사랑에 대한 미련이 집착을 낳았다고 말하는 이들도 분명 있을 거 같다. 하지만 나는, 잃어버린 사랑이 다른 형태로든 다시 찾아오기를 바라는, 일종의 바람으로 받아들였다. 떠난 사랑이지만, 그마저 잊지 못하고 간직하려는 안타깝고도 절절함이 담긴 곡으로 해석해 보았다. 영어 시험이 아니니, 지금의 마음이 느끼는 대로 따라가고 싶었다.
애잔하고 아릿한 감정에 잠기더라도, 결코 함몰되지 않게 해 주었던 곡, Come Again을 오늘 다시 들어보았다.
